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뭐길래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방향성과 장단점 이야기

by 여행하는 기획자

지난주 책을 반납하러 대학원에 갔다. 학교 정문 앞에는 대문짝만 하게 카카오 모빌리티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범 사업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지 제법 학교 내에서 자전거나 스쿠터와 같이 자동차 외 다양한 모빌리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나도 호기심에 자전거를 교내에서 잠깐 빌려 타보았는데 확실히 언덕길을 올라가거나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건물들을 오갈 때 편리하다. 자동차로 이동하기에는 무겁고, 걸어가기엔 애매할 때 킥보드, 자전거, 오토바이와 같은 모빌리티는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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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모빌리티, 마지막 1마일까지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일반적으로 5마일 미만의 단거리 운송수단을 의미한다. 좁아터진 골목길이나 차 타고 가기엔 애매한 거리의 장소들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로 이동하기 알맞다. 직접적으로 현지 공기를 느끼며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싶을 때 역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기 좋다. 그래서 세계적인 관광도시일수록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특히 발달되어 있다. 나도 처음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접했던 도시가 관광도시 '말라가'일 정도로 관광도시일수록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크다.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떠오르는 이유는?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부흥하는 이유는 친환경적이고 구석구석 디테일한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에 대한 문제는 일반 개인의 문제를 넘어 도시, 국가까지 확대되고 있어 행정 차원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장려하기도 한다.


파리.jpg 차도가 자전거 전용 도로로 변화하는 파리 시내 (출처 :블룸버그)


프랑스 파리는 자동차 전용 도로를 자동차 도로로 변환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은 30km 구간의 자동차 도로를 폐쇄하고 마이크로 모빌리티 도로로 사용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캐나다 몬트리올 역시 320km 규모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도로 계획을 발표하여 도시 차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구석구석 디테일한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어 줘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자동차를 타기까지의 퍼스트 마일과 라스트 마일을 책임져 기존 교통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한 이동성을 메꿔준다는 장점이 있다. 꽉 막힌 교통 상황 속에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통해 구석구석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크다.


그 외에 재미, 상대적으로 적은 가격 부담, 상대적으로 편한 이동성도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사람들이 활용하는 이유로 '재미'적인 요소가 크다. 직접 야외 공기를 마시며 운전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쉽게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두 손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장점이 있다.



해결해야 할 장벽도 많아


하지만 장밋빛 밝은 전망만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다. 먼저 급격한 성장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기기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사람들이 이용하고 아무 데나 던져놓고 가기 때문에 끊임없는 민원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2020년 전동 킥보드에 대한 민원은 무려 2000여 건이나 접수되어 심각한 행정 문제를 만드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다. 도로에 아무렇게나 놓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 역사 입구나 도로 한가운데 등 예상치 못한 장소에 주차를 하는 경우도 큰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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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공유 서비스의 증가와 안전장치의 부재로 인해 사고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 역시 문제이다. 2020년 서울소방당국에 의하면 킥보드를 타면서 발생한 문제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제출한 '개인형 이동수단 활성화 및 안전에 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주로 횡단보도에서 킥보드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였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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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를 활용하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하나인 전동 킥보드는 상시 충전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만약 근처에 충전 인프라가 완비되어 있지 않다면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는데 한계가 생긴다. 충전을 하려고 해도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충전기 코드는 모두 다르다. 어떻게 충전을 해야 하는지 각 기기별로 방식이 다르다.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나 앱이 다르기에 매번 학습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방향은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다. 다만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더욱 도시에 이로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만 늘어난다고 해서 활성화가 되는 문제가 아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계속 충전을 해줘야 하고 실시간 관제가 필요한 문제를 안고 있다. 충전 문제로 배터리의 잔존가치에 대한 부분은 앞으로도 무척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다. 충전량에 대한 오차가 발생하면 안 되니 실시간 효과적으로 충전량을 계산하는 기술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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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업체인 '고고로(Gogoro)'와 같이 자판기에서 배터리를 구매해 탈부착할 수 있는 형태의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범용으로 어떤 충전기라도 충전을 할 수 있도록 충전-배터리 충전기기 공용화를 위해 충전-배터리 통신의 인터페이스를 맞추는 기술도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렇게 지속 가능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정부나 모빌리티 회사들은 인프라 확충과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제주스마트시티I.png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더 나아가 마이크로 모빌리티 활성화를 위해 도시 차원의 집중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도시의 모빌리티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끊임없이 도심 정체가 발생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심각한 환경 문제로 도시 차원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더욱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도시가 주도적으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자들을 모집하여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제안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말라가에서 우연히 킥보드를 접한 뒤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 안 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타고 다신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없을 거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러다 생명과 직결되는 규제 때문에 한동안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멀리 하게 되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강력한 규제가 발표된 이후 조금은 주춤하지 않았을까.


마이크로 모빌리티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 그 장점과 규제 사이의 줄다리기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다. 분명 마지막 1마일까지 편리하게 이동하고 싶은 사용자의 니즈는 앞으로도 그대로 존재할 테니 말이다. 가벼우면서 재미있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좀 더 넓고 크게 제공받기를 내심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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