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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May 09. 2022

동남아 우버 그랩(Grab)의 폭풍 성장 이야기

택시 호출 회사의 엄청난 발전 이야기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전 라오스를 열심히 여행 다녔다. 처음에는 여행책 집필을 위해 호기심으로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라오스에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보석 같은 장소들을 발견하면서 여행 가는 횟수가 늘었다. 일 년에 한 번씩 가던 여행을 분기별 한 번씩, 두어 달에 한 번씩 자주 찾아다니면서 세계적인 유적지부터 현지인들만이 알 법한 장소들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아름답고 이국적인 장소들은 참 많았지만 문제는 교통이었다. 언어까지 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장소를 찾아다니는 건 무리가 많았다. 결국 내 튼튼한 다리와 자전거밖에 의지할 데가 없었지만 신체적으로 고된 일정이기도 했다. 교통문제는 동남아 여행을 하면서 아주 치명적이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를 타깃으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회사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동남아 현지 특화 회사이다 보니 기존 택시 호출 회사인 '우버', '디디 추싱'에게는 없는 기능들이 대거 추가하여 차별화를 더하였다. 동남아시아는 아직 카드나 스마트 페이 기능이 보편화되지 않아 현금 결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 현금 결제 특화 서비스를 만든다던지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현지화 전략을 추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번역 서비스, 메시지 선택 기능 등도 포함하여 관광업에 종사하는 현지인들의 호응을 받게 되었다. 이미 우버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을 한 상태였지만 동남아 사람들의 니즈를 잘 포착한 현지화 전략 덕분에 그랩의 성장은 한층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그랩의 다양한 서비스 (출처 : 그랩)


동남아 현지화 전략을 근간으로 그랩은 동남아 인근 국가로 빠르게 확장을 추진하였다.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생산자와 소비자의 규모 경제가 두텁게 형성해야 성공할 수 있기에 공격적으로 동남아 여러 지역을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우버나 디디 추싱과 같은 타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와 마찬가지로 주요 사업분야를 다양하게 확대하였다. 처음에는 택시 호출과 같은 모빌리티 기반의 사업으로 시작하여 배달, 파이낸셜 사업까지 진출해 사업을 다각화하였다. 특히 최근에는 파이낸셜 사업에 집중하면서 은행업 허가도 획득해 금융 플랫폼으로서 결제, 대출, 보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랩의 가장 큰 경쟁력은 데이터


택시 호출 회사로 시작한 그랩의 시장가치는 무려 44조 원이다. 동남아 기업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단순히 44조라고 하면 와닿지 않지만 자동차 회사와 비교하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포드의 기업 가치가 2018년 기준 351억 달러라고 발표하였는데 이렇게 되면 그랩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보다 월등히 높은 셈이다. 왜 이렇게 그랩은 시장 가치가 높은 것일까? 그 이유는 고객으로부터 얻은 데이터에 있다.


사업의 전 방위에서 확보하고 있는 그랩의 데이터


동남아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그랩은 2억 5천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매일같이 다양한 데이터를 전달받고 있다. 국가별 사용자 나이, 이동 거리, 이동 위치, 결제 정보뿐만 아니라 취향과 같은 데이터도 취득하고 있다. 무수한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랩은 사람들이 원하고 공헌할 수 있는 것들을 더욱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제휴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2년 4월에는 스타벅스와 그랩과의 제휴를 통해 '푸드 셰어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랩과 스타벅스 브랜드는 필리핀의 푸드 셰어 프로그램을 위해 마닐라의 주요 거점 도시에서 음식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때 스타벅스는 그랩의 드라이버를 활용해 마닐라 곳곳에 위치한 음식품을 전달받아 필리핀 푸드뱅크 재단과 같은 지역 비영리 단체에 음식 기부를 픽업하고 전달할 예정이다. 사람마다 원하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로부터 다양한 옵션을 만들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그랩의 사업 방향성은?


길거리 음식 배달, 멘탈 관리까지 

출처 : https://www.bangkokpost.com/


사용자의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면서 그랩은 자연스럽게 어떤 종류를 사람들이 어디를 주로 많이 이용하는지 패턴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이동 정보를 기반으로 배달 사업에 집중하게 되었는데 2022년 이후부터는 특히 전략적으로 길거리 음식점, 소규모 레스토랑과 제휴를 맺어 많은 사람들에게 배달을 해줄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아울러 운전기사와 레스토랑 주인들에게 Grab 자체적으로 대출을 제공해 지속 가능하게 그랩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멘탈 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사업을 통해 무자비한 이익 창출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Grab 일원들의 정신 건강까지도 관리하고 있다. 배달 운전기사, 택시기사 등의 직원들의 건강과 웰빙을 추구하기 위해 정신 건강 프로그램까지도 선보이며 헬스 관리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임직원의 건강관리에 국한하여 모니터링하고 도움을 주고 있지만 모르겠다. 언젠가 머지않아 Grab의 사업이 커져 헬스케어까지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동남아의 샛별에서 시작해 거대한 별이 된 그랩은 가파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파이낸셜, 은행, 배달업까지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그랩의 앞으로 전망이 더욱 기대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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