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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pr 10. 2020

UX부서에서 무엇을 할까?

디자인이 전부가 아닌 이유에 대해서 

UX 분야의 이야기를 다루기로 마음먹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 UX에 대한 많은 오해를 겪고 느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UX 전공을 하고 있어요.'라고 하면 대부분 아! 그림 잘 그리시나 봐요.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실무자조차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표현하는 것 자체’에 너무 집중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작 UX 분야가 고도화된 조직이면 조직일수록, 대학원과 같은 전문화된 기관일수록 디자인, 그림 그 자체에 국한된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다. 심지어 박사과정에서는 아예 그래픽 툴을 쓸 필요가 없다. 표현하려는 수단을 잘 다룰 수 있다면 상당히 편리하고 유용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럼 왜 UX를 디자인하는 것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정작 UX 부서에선 무엇을 하는 것일까?      

UX를 디자인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동안의 히스토리에서 찾을 수 있다.     


1단계 : 어느날 갑자기 조직명 변경, 디자인이 강조된 UX 직무


혜성처럼 스티븐 잡스가 혜성처럼 아이폰을 들고 등장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WOW! 무척 놀라워했다.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었을까? 분석한 결과 '애플'은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애플의 제품들은 너무나 유려한 디자인을 채택하여 그랬을까, 초창기 시각 디자인을 다루는 사람들이 UX 부서로 편입된 경우가 많았다. 2005~2008년 정도의 일이었다. 디자인 부서가 부서명을 UX로 바뀌면서 UX를 한다고 하면 소위 심미적인 영역을 다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끔 포트폴리오를 보면 앱 디자인하거나 UI 디자인 내용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1단계 당시 UX 부서에서 현업을 하셨던 분들에게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2005년 당시의 UX 관련 채용 공고 예시 


2단계 : 독립적인 부서, 세분화된 UX 직무


점점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면서부터 UX부서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략 2010년 정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연구소가 될 수도 있고, 독립된 팀 형태로 구분할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UX 영역이 세분화되기 시작하였다. 디자인 영역은 별개로 구분하여 고객 조사, 인터뷰 등의 방법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다. 독립적인 UX 부서가 만들어지면서 좀 더 전문화된 고객 조사가 진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설계를 담당하는 사람은 UX Researcher로 분류를 하고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은 UX Designer로 나뉘어 일을 진행하는 회사도 많아지고 있다. 세분화되면서 UX부서에서 GUI를 그리기보단 고객 경험 기반의 디자인 전략, 디자인 원칙 등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졌다. 


2010년 당시의 직무기술서(보다 구체적인 UX 영역)

   

3단계 : 매트릭스 기반 프로젝트 진행, 기획 역량 강조 

 

요즘은 기술, 상품기획, UX 등 인원이 모두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추세이다. 한 연구소 혹은 한 팀에 매트릭스 구조 형태로 사업화를 보는 인원, 고객을 조사하는 인원, 설계를 하는 인원 등을 모아놓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관점으로 일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에선 시간, 노력 대비 효율을 최대치로 뽑아야 하므로 UX 인원이 기획자적인 영역까지 확장해서 보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 서비스의 콘셉트의 이유 도출 배경부터 콘셉트화, 구체화까지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경우를 자주 보고 있다. 아래는 회사들이 필요로 하고 있는 UX 직무 기술서이다. 참 많이 변했다는 점을 새삼 알 수 있다.   

                  

요즘의 UX 직무기술서 (기획 역량이 강화된 것을 볼 수 있다.)


기업마다 다루는 영역이 다르겠지만 조직이 크면 클수록, 업무가 세분화되면 세분화될수록 디자인 영역과 UX를 도출하는 영역은 구분되어 있다. UX 프로젝트에서 '사람들의 경험 자체의 시나리오'에 더 주목하지 얼마나 앱 디자인을 예쁘게 해왔냐라는 것을 주목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학교에서도 다양한 이종 학과생들이 많았는데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는 1명밖에 없었다. 대부분은 디자인 영역보단 어떻게 설계하고 기획해 나가는지에 더 관심을 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글을 쓰는 포인트는 이것이다. 'UX=앱 디자인'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친한 동생이 UX 부서에 취업하기 위해 어떤 교육을 받았는데 포트폴리오로 앱 디자인하는 것을 과제로 주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실제 회사에서 다루는 UX 기획과 너무나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기업이 크면 클수록 하는 일이 세분화되어 있어 디자인하는 영역을 별도 부서가 있다. 과거처럼 시각디자인 영역을 UX라고 칭하는 것도 옛날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왕 UX에 대해서 다루기로 시작했으니 차차 경험을 설계하는 일, 그 자체를 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포스팅도 해야겠다. 






* 흩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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