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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pr 01. 2020

코로나 사태, 기술은 어떻게 도움을 줄까

UX 기획자가 생각하는 사회 현상

설날 이후부터 뉴스엔 온통 바이러스 이야기뿐이다. 거리를 나서면 온통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고 엘리베이터엔 소독제가 기본적으로 비치되어 있다. 학생인 남동생은 사이버 강의로 수업이 대체되었다고 한다. 가볍게 여행을 가기로 계획했던 일정은 모두 취소를 하고 있다. 그저 한 순간 지나가겠지... 싶었던 바이러스의 풍경은 생각보다 강력하게 내 일상을 파고든다.     



Avasnat는 코로나 19로 인해 삶의 변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표로 구성하였다. 역시 많은 뉴스에서 보여주듯 여행업이 가장 큰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호텔 예약자의 50% 이상이 취소한 것으로 발표하였고 국내 이스타 항공은 잠정적 휴업기에 돌입하였다. ForwardKeys는 48,200 편의 비행이 금지되었고 특히 에어 프랑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행업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10개월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발표 자료도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이렇게 직격탄을 맞이한 여행 산업에 기술은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방식 선호


사회, 환경적 변화로 인해 기술이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전에 인간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행동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이 가장 두려운 부분은 ‘생명에 대한 위협’ 일 것이다. ‘비말’로 인한 전염이 크기에 인간과 인간과의 대면 인터랙션보단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전염되지 않기 위해 가급적 이동하는 시간을 줄이고 이왕이면 혼자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최소한의 물리적 접촉만을 원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타인과 무언가 함께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결국 이러한 인간들의 행동 변화로 인해 기술은 이동에 구애 없이, 간접 접촉이 가능하게 하면서도, 상황별 맥락에 따른 개인화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집콕이 최고, 이동성에 구애 없는 기술


이동성에 구애가 없으려면 지금 내 주변에 갖고 있는 디바이스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때야말로 ‘웨어러블 기기’가 가장 빛나는 시기일 수도 있다. 그 기기가 무엇이 되었든 주변의 기기에서부터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모빌리티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받을 것이다. 이왕이면 이동성도 보장되면서 사람 없이 가는 모빌리티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 중국에선 무인 배송 로봇이 이번 코로나 사태 때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것을 보면 그 가능성을 제대로 검증한 셈이다.  



비대면이라 더욱 중요해진 실재감,
여행자에겐 실재감을 높일 수 있는 경험 설계 필요



간접적인 접촉으로 ‘실재감’을 끌어오려면 ‘감각기관’, ‘피드백’, ‘제어성’ 등이 필요하다. 생동감을 주기 위해 감각기관을 늘리거나, 감각의 깊이를 더하면 줄 수 있는데 먼저 감각기관을 개수를 늘리는 건 시각 외 청각, 미각, 촉각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으론 4D 영화관에서 의자가 흔들거린다든지,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든지 등의 감각을 모두 넣어 활용하는 것이다. ESCAPE NOW는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여행지를 보여주는데 사막을 보여준다면 뜨끈뜨끈한 열감을 내보내는 등이 해당될 것이다. 감각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선 고화질, 고음질의 퀄리티가 좋은 콘텐츠를 확보한 다음 원근감을 조절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VR로 아름다운 여행지 경험을 제공하는 ESCAPE NOW


두 번째로 피드백을 실감 나게 하는 부분이다. 카트라이더 게임을 하더라도 키보드 자판 두드리며 하는 것과 운전대 붙잡고 돌리는 것과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비대면 상황에서 실감 난 기술을 제공하려면 인간의 움직임을 활용한 콘텐츠 제공이 필수적이다. Immerse와 같은 콘텐츠는 바닷가 안을 다이빙해서 볼 수 있다. 실재 다이빙을 할 때 수면 위로 올라가자는 제스처와 밑으로 내려가자는 제스처가 다른데 이러한 제스처 인터랙션을 적용해 콘텐츠를 활용하면 훨씬 풍부한 실재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관광지는 제2의 도약을 목표로, 기술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여기까지가 끝일까? 이 정도는 여행자 입장에서 당장 보이는 것을 해결하는 정도이다. 관광지 차원으로 넘어가면 인간이 잠시 여행 산업을 떠나 있을 때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시기로 바라보아야 한다. 고질적인 문제란 ‘접근성’, ‘특정 관광지에 한한 인구 과밀도’, ‘여행지 오염’ 등이 존재한다. ‘접근성’으로 인해 관광지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면 여러 형태의 모빌리티를 도입해 이동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방향을 검토해볼 수 있다. 특정 관광지의 인구 과밀도 역시 Geo-fenced 기반 알람 서비스를 하거나 아예 셔틀 서비스와 연계하여 인구밀도를 조절하는 방법도 살펴볼 수 있다.     


100명 이하의 사람을 셔틀버스 탑승으로 제한하는 하에나 주립공원 (Haena State Park)



하에나 주립 공원의 경우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입장을 하려면 셔틀버스를 꼭 타야 하는데 셔틀버스 탈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다 보니 하루 방문하는 인원 컨트롤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이런 프로세스적인 혁신은 대게 자연재해로 인한 휴업상태일 때 만들어지곤 한다.      


지속적인 콘텐츠 노출로 사람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붙잡을 수 있도록


마케팅적으로도 활용을 해볼 수 있다. '단순 노출 효과'라는 마케팅 법칙이 있다. 어떤 제품을 광고에서 여러 번 보게 되면 그 제품을 전혀 본 적이 없고, 잘 알지도 못해도 어쩐지 호감이 생기는 법칙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여행에 발길을 뚝 끊었다 할지라도 지속적인 노출로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아 놓는 작업은 필요하다. 비대면, 실감형 방식의 인터랙션이라면 모바일을 통한 쿠폰이나 몰입형 콘텐츠를 종종 보여준다면 비록 몸은 떠나 있지만 바이러스 사태가 누그러질 때 마케팅에 노출된 사람들은 비교적 빨리 여행을 다녀가기 시작할 것이다.      

결국 기술은 사람과 산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과 사회가 현재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을 계속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여행지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는 상황이 안타깝다. 이 시기를 단순히 타격을 받는 시기에서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을 접목하는 시기로 받아들여 제2의 도약을 해 나가는 시기로 생각해보면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흩어지는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합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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