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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Feb 04. 2024

이제 적당히는 그만

더 좋아할 용기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해."


많이 듣는 말이다. 많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 '적정한 수준'을 지키는 건 많은 순간 꽤 중요하다. 먹는 것, 자는 것, 휴대폰 보는 것 등.


그런데 어떤 면에서는 의문을 던지고 싶다.

왜 적당히 해야 할까? 왜 더 하면 안 되는 걸까?


나는 지금껏 '적당히' 하다가 '적당한 수준'에서 그친 적이 많았다. 인생의 많은 단계에서 적당한 수준까지만 추구했다. 무언가를 좋아해도 스스로를 거기에 푹 빠지게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흔히 말하는 보편적인 궤도에서 이탈하게 될 것만 같았다. 여러 선택지 앞에서 무엇도 포기하지 못했다. 약한 힘으로 불안하게 모든 것을 붙잡고 있었다.



학생 때 한 학기 동안 호주에서 지낸 적이 있다. 학기 대체로 일을 했다. 약속한 일정을 마치고 조금 더 체류하고 싶었다. 그곳의 자연이 좋았고 여행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학기 학교로 돌아왔다.


"거기서 뭐 할 건데? 졸업해서 취직해야지."


”나 호주에 좀 더 있을까봐-” 라는 나의 말에 누군가 수화기 너머로 한 말이었다. 그녀 말대로 거기서 뭘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그저 조금 더 있으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더 좋아하고 싶었다. 통화를 하면서 싸우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나조차도 명확한 목적이 없음에 대한 불안함이 있었는지 귀국을 택했다.



이후 여행을 하면서 만난 많은 외국인 친구들에게서 이 말을 들었다.


"뭐 그냥 여행 좀 하려고."



어느 나라든 청년들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정해진 틀이나 조급함을 조장하는 분위기는 덜한 것 같다.



이제 나는 좋아하는 게 생기면 더 좋아하려고 노력한다. 거기에 너무 빠질까 봐 걱정하지 않는다. 그냥 좋아하면 아낌없이 좋아하면 된다고 믿는다.


적당히만 하면 그것의 진가를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결국 애매한 수준밖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가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방탄소년단 지민은 중학생 시절 가수가 되기 위해 자퇴를 한다고 아버지께 편지를 썼다.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 생활을 더 추구하기 위해 그 소년이 낸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알고 보면 많은 가수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을 택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을 소리 지르게 만들 수 있는 가수가 되었다. 그들이 적당히 음악을 추구했다면 그렇게 될 수 있었을까? 어떤 가수들은 무대에 있을 때 빛이 난다. 눈을 보면 그가 행복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영화 엘리멘탈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불(fire) 원소들의 언어였다.


디쇽

불빛은 영원하지 않으니
타오르는 순간을 만끽해야 해


무언가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만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불빛은 영원하지 않다. 흘러 지나가는 것이 자연의 속성이다. 타올라줄 때 우리는 마음을 다해 마음껏 사랑해야 한다.



최근 연습 중인 곡. 잘 춘 센터 파트. 영상을 보면 개선할 점도 많다.

춤을 춘지 1년이 넘었다. 주 3회 퇴근 후와 주말 댄스 학원에 간다. 백 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한 차례 공연을 했다. 지금은 영상 촬영을 위해 르세라핌 곡을 연습하고 있다. 첫 영상 촬영 도전이다. 춤 실력 업그레이드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과 연습하며 배우는 점들을 값지게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춤을 추면 나는 행복하다.


글을 써 발행해 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험과 느낌들을 통해 조금씩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나아가 우리가 각자, 또 함께 잘 살아가는 삶을 만들고 싶다.



좋아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우리 더 좋아하기로 해요.

그 불빛을 지켜주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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