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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May 22. 2024

휴일이 주는 가능성

일상 여러 면에서


평일 아침에 제일 하고 싶은 건 산책이다.

그래서 휴일인 날도 출근 때처럼 일찍 일어난다.


아침 공기가 항상 그립다.

바람이 부드럽게 살랑이고,

조금 낮은 기온마저 쾌적한 시원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움트는 이 시간이 내게는 늘 작은 기적 혹은 마법처럼 느껴진다.


8시, 공원으로 향한다.

휴일에야 아침의 기적을 마음껏 느낄 수가 있다. ’이게 일상이지..‘라는 생각이 든다.


숲길 공원에 가는 길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출근하는 사람들 등교하는 학생들.

빠른 발걸음은 분주해 보인다.


그렇다, 출근길에는 ‘어딘가’ 늘 바쁜 마음이 빠른 걸음걸이로 드러난다. 그렇기에 아침의 기적을 알아차리고 느낄 수가 없다.


그러다가도, ’일상이 저 멀리 있는 게 아니지, 이렇게 일을 하러 가는 것도 일상의 일부지..’ 생각한다.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니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이 보였고 새롭게 느껴졌다. 출근할 때는 나 스스로가 분주해서 거리를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세상이 분주한 게 아니라 내가 분주하니 세상이 그렇게 보인 것일지도 모른다.


숲길에 들어서니 또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카페 창가 자리에 앉은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카페들은 이제는 문을 활짝 열어 자리가 더 넓어졌다. 봄은 커피를 밖에서 즐길 수 있어서 더 멋진 계절이다. 카페에서 나누는 스몰토크는 하루를 편안한 기분으로 시작하도록 도와준다. 또한 삶의 양태와 관점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아무튼 휴일에는 평소와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 좋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럴 기회니까.

하고 싶었던 걸 해 보기에 최적의 날이다.

일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날.


좋아하고 편안한 옷을 입고 외출하고,

예상에 없던 잔잔한 스몰토크를 하고,

추천받은 카페에 가서 작업을 집중해서 하고,

데일 카네기가 말했던 쭈글쭈글한 양말처럼 쉬고.

그러다 보면 삶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여유라는 게 조금은 보이고 어쩌면 새로운 가능성까지.



오늘 연습할 것은 일과 휴식의 조화이다.

휴식할 때는 데일 카네기를 떠올릴 것이다.

<자기관리론>에서 말한 것처럼.


소설가 비키 바움은 어릴 때 만난 노인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걸 배웠다. 넘어져서 무릎과 손에 상처를 입었을 때 한 노인이 그녀를 일으켜 주었다. 노인은 한때 서커스단의 광대였다.


노인은 그녀의 옷을 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네가 다친 이유는 몸에서 힘을 빼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란다. 너를 몹시 낡아서 쭈글쭈글한 양말이라고 생각해 보렴. 자, 어떻게 하는지 보여줄게.“


그는 가르치는 중에도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자신을 낡고 쭈글쭈글한 양말이라고 생각해야 돼. 그래야 긴장을 풀 수 있단다.“


언제부턴가 늘 분주해져서 잘 쉬지 못하는 내게,

휴일을 쭈글쭈글하게 쉴 수 있도록 도와준 데일 카네기에게 감사를 전한다.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는 숲길


일상을 조금 멀리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휴일이라 좋다. 여유를 갖는 것과 계획한 일을 하는 것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더 좋다. 휴일은 이처럼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그러면 오늘 저녁에는 쭈글쭈글한 양말처럼 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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