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일한다는 건
나는 직장인이다.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증권사 트레이딩 부서에서 주식과 선물을 사고 파는 일을 주로 한다. 매매라는 일은 금융시장이 열린 시간에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일이다. 업무는 전산 시스템을 토대로 이루어지고,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 나로서는 매일 장중에 시장을 상대한다- 라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매일 보는 사람들은 사무실 동료들. 사무실은 각자 일을 하는 곳이면서도, 크지 않은 공간에서 거의 매일 보는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는(?) 공간이다. 동료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어느 정도 표정을 숨긴 채 맞이하는 직장 생활을 한다.
저녁시간에 공원을 걷는다. 공원 카페들에 불이 밝혀져 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겨울, 예쁜 장식들이 카페를 더 들어가고 싶은 왠지 낭만 있는 장소로 만들어 준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 그런지 늘 계절감을 먼저, 잘 반영하는 카페들.
창 너머로 한두 명씩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커피를 제조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매장 안을 정리하고 있는 바리스타도 보인다. 그런 카페 안을 보면서 생각한다. 사람들을 닿을 듯이 가까이서 매일 맞이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카페 안에 앉아 있는 손님,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바리스타가 보인다. 마치 컴퓨터로 내가 일을 하는 게 당연해 보이듯이.
난 궁금해졌다. 사람들을 일상적으로 가까이서 대면하고, 날씨나 커피, 다른 가벼운 주제들로 대화가 흐르고, 사람들이 나누는 이런저런 대화를 때로는 듣기도 하고, 여유를 갖는 모습을 보고.. 누군가한테는 일상일지도 모르는 일상이 나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