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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의 여행_어 슬라이스

골목길에서 갑자기 시작된

by 현이


언젠가 가 봐야지- 하고 저장해 둔 가게.

우연한 계기로 이곳에 와 보았다.

지도를 보면서 들어선 골목.

여기에 가게가 있다고?



어 슬라이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금 놀랐을 정도로 예상했던 분위기와 다르다. 조용한 길목에 위치한 조용한 카페를 기대했으니까.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경쾌한 분위기였다.


빠른 템포의 재즈, 우드톤이 메인인 작은 사이즈의 매장. 내부에는 창가 테이블 자리, 일반적인 2인석, 타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넓은 테이블 자리가 조화롭게 들어서 있다. 그리고 그 내부를 심심찮게 채운 손님들.



동네 친구가 있다면 주말에 같이 오고 싶은 곳


이곳은 카페라기보다.. 베이커리 혹은 캐주얼 브런치 가게 그 어딘가랄까.


카페라고 하기에는 베이커리 메뉴가 꽤 독특하고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가 있고, 식사를 할만한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브런치 가게라고 하기에는 평온하거나 본격적이라기보다, 길 가던 여행객이 배낭을 메고 들어서도, 캡모자 하나 쓰고 동네 친구와 들러 커피만 마셨다 일어나기에도 어색함이 없다. 물론 다른 손님들이 빵 먹는 모습과 맛있는 냄새 때문에 그러기는 쉽지 않겠지만.


앉아 있다 보니, 오픈 키친이라 조리하는 장면과 소리가 생동감 있게 들린다는 걸 알게 됐다. 시각과 청각적 요소가 재즈에 더해지며 장소에 경쾌함을 더하고 있었다.


서울에 산다는 건 그런 거다.

예상치 못한 가게가 있다.

들어오면 마치 여기만 존재하는 듯한.

왜 여기만 잘 되지?싶은 가게가 문득 골목에 나온다.

거기 앉아 창밖을 보면 젊고, 연세 든 주민들이, 낯선 골목을 구경하는 듯한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보아하니 오는 손님들의 분위기가 어딘가 닮았다. 골목에 숨어 있는 카페를 찾은 손님들. 연령층, 옷차림, 목소리가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기와 닮은 곳, 또는 추구하는 분위기를 지닌 곳에 오기를 좋아하는 걸까?



갑자기 여행자가 된 것 같다.

한시간 동안만 여행을 하자.


포테이토 브레드, 비가 조금 오니 따뜻한 아메리카노


어 슬라이스

- 베이커리 카페, 홍대입구역에서 걸어서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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