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피곤함이 몰려오는 와중에 조수석으로 내리쬐는 햇빛, 그리고 옆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느슨하게 감기는 눈. 찰나의 시간 동안의 단잠은 말 그대로 단잠이었다.
난 잠을 잘 못 자는데, 짧은 시간 동안의 단잠이 뭐랄까, 평소에 그렇게 찾아 헤매던 개운함이라는 걸 느끼게 해 줬다.
어머 나 자버렸어 하며 어슴푸레 눈을 뜰 무렵 컨디션이 훨 나아진 것 같았다. 의지로 떨쳐낼 수 없는 피로함이 때로는 나쁘지 않다.
내가 자는 사이 차는 달려 달려 강화도로..
한옥 카페에서 잠시 머무르며 달콤한 케이크와 루이보스를 블렌딩한 티를 마셨다. 그 꾸덕한 초코케이크가 뭐라고, 한입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짧았던 휴일의 드라이브에서 난 뭐랄까, 어쩌면 사람이 참 단순하구나- 라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 이기지 못해 들어버리는 잠, (물론 운전석에서 남편은 조용히 옆을 지켜주었다)
- 복잡한 생각 없이 같이 먹는 달콤한 디저트 하나에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니까.
그러면 무겁게만 느껴지던 짐들도, 어떤 걱정들도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는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래, 이거면 되는 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단순한 존재일 수도 있다.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설 연휴 기념 조카들 선물을 사러 갔다. 용산 아이파크몰 도토리숲에서 키키 고양이 인형을 사고, 반짝이는 토끼 키링을 샀다. 아이들이 뭘 좋아할까 고민하면서도 우리가 좋아하는 걸 보고 있자니 재미있었다.
그렇게 <선물 사기>라는 미션까지 마치고, 동네에 와서 조금 늦게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랑 같이 미션 같은 걸 완수하고 먹는 저녁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래 행복이 이런 거지.
오늘 저녁엔 쓰러지듯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