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슴에 희망과 설렘을
춤을 춘지 1년이 되어 간다. 주 3회 가는 춤을 최근 한 달 동안은 주말에만 갔다. 평일 수업을 갈 수 없었다. 다른 이유로 「그렇잖아도」 없는 여유가 더욱 쪼그라들었었기 때문이다. 마음에 갈등이 깊어지자 몸도 힘들어졌고 퇴근 후 가는 수업을 갈 힘이 없었다. 춤을 추는 건 몸을 쓰는 것이기에 힘이 바닥에 닿는 기분이 들자 갈 수가 없었다. 그나마 토요일 수업만은 놓을 수가 없어서 참석하고 있다. 마음과 몸을 추스르고 정비가 되면 다시 평일 수업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주 정도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문자를 받았다.
한강 버스킹
작년부터 가끔씩 말로만 들었던 공연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공연에 참가하고 싶었다. 무대에 서고 싶었다. 무대에 서 본지 오래되어도 너무 오래되었다. 성인이 되고 난 후 '무대'라는 게 나의 삶에서 너무 멀어진 것 같았다. 무언가를 준비하고 관중 앞에 서는 것. 짜릿함 자신감 그 모든 감각들. 나를 마음껏 드러내고 우리를 보여주는 자리. 그 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과 즐겁게 즐기는 자리. 그래서인지 춤을 추면서 선생님에게 가끔 물어봤다. "무대에 서는 건 어떤 기분인가요." 선생님은 춤을 정말 '잘' 춘다. 자신에 대한 검열 없이(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파워풀하게 춘다. 춤을 추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부분에 대해 많이 극복했지만 여전히 민망해서, 틀릴까 봐 이런 이유로 나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많다.
심장이 작게 반응하는 게 느껴졌다.
공연 때 할 곡 라인업을 보는데 수업에서 '꽂힌다'는 느낌이 있었던 곡이 있었다.
르세라핌 -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춤을 추다 보면 「이 그룹」 곡이 나랑 잘 맞는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K-POP은 보이그룹이든 걸그룹이든 춤을 정말 세련되게 잘 추는데 그룹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음악도 춤도 추구하는 느낌이 다르다. 뉴진스는 뭐랄까 나른한 걸리쉬 힙합, 르세라핌은 대놓고 잘 추는 파워풀 힙합 등. 그래서 추는 사람마다 좀 찰떡처럼 잘 어울리는 곡이나 그룹이 있다.
수업에서 이 곡을 할 때 아주 즐겁게 배우고 추었던 기억이 있다.
뭔가 「폼」이 나랑 잘 맞는 곡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런 곡은 태가 좋으니까 연습 영상도 꽤 멋지게 나오고, 안무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수업에 가지 않을 때도 추면서 연습량이 쌓이니까.
집에 와서 오랜만에 유튜브로 안무 영상을 봤다. 그리고 뮤직뱅크 출연 영상도 이어서 봤다. 함성이 이렇게 크다니.. 군통령일까? 저 뒤켠으로 밀어 두었던 춤에 대한 감각이 「나 여기 있어」 하면서 꿈틀대는 게 느껴졌다.
저녁식사 후 오랜만에 친구에게 말했던 일명 「방구석 댄스」를 했다. 몇몇 곡은 음악이 나오면 바로 출 수 있다. 배우면서 꽂힌 안무들은 저녁에 혼자 추면서 땀을 흘렸다. 르세라핌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여자)아이들 퀸카 이런 곡들. 딱히 '연습하자'는 아니고 「10분만 놀아볼까」 하면 어느새 40분 가량 춤을 추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하핫..
숨이 차고 가볍게 땀이 난다. 몸을 이렇게 크게 크게 움직이면 정말로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춤을 추는 내 모습」이 좋다. 춤을 추는 나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춤이 복잡한 머릿속을 씻어내듯 비워주고 뜻밖의 더 좋은 생각을 가져와 채워주는 감각도 좋다.
공연을 하려면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어 연습에 나가야 한다. 앞으로 한 달 동안. 한강에서 하게 될 공연에 참가 신청을 했다. 여러모로 하는 게 많고 앞으로 스케줄도 더욱 타이트할 예정이지만 인생에 작은 선물을 하기로 했다. 춤은 내가 나를 만나며 사랑하게 하는 방식이다. 춤은 내게 언제든 거기 있었다. 춤은 또한 내가 계속할 수 있는 그 무언가이다.
춤 에세이를 써보자, 기획하였는데 오늘, 쓰지 않을 수 없다. 춤, 너를 정말 좋아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