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하는 일만 하는 대신..
재현은 (아마) 흔하디 흔한 회사원1이다. 취업하기 전에는 일단 취업하고 보자고 생각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 건 맞는 것 같은데, 세상만사가 그렇겠다만 재현의 뜻대로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하루하루 정신을 차리며 살아가는데 반추해 보니 어느덧 회사에 다닌 지 2.4년이 지나 있다.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면 재현은 주체적인 사람은 못 되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주어진 환경에서 정형화된 틀에 따른 선택을 해 왔다. 주변에서 보기에 재현은 주도적이고 긍정적인 아이이다. 하지만 과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재현은 거의 타협적인 방향을 걸었다. 재현은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되어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보이는 성공과 연관성이 적다고 느껴지면 적당히만 했다. 좋아하는 것을 끈질기게 추구하고 몰입할 용기가 없었다.
해야 하는 것들은 늘 재현의 우선순위를 차지해 버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적당함만을 가져다줄 뿐이었다. 거기에서조차 최고가 아닌 적당한 포지션에 놓이게 됨으로써 오히려 상처로 돌아왔다. 이렇게 정말로 원하는 것을 애써 지나가는 거라 치부하고 모른 척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마치 무슨 업보처럼 더 큰 고뇌로 찾아왔다. 당시에 왜 용기 있는 선택을 내리지 못했니.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게 되었음에도 거기에 몰입하지 못했던 것은 재현에게 늘 아픈 손가락처럼 남아 있었다.
재현은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밥값하고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사는 하루의 지속가능성. 직업(業)을 수행한다기보다 직장(場)에 다니는 회사원이라는 감각은 재현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한다.
재현은 깨달았다.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또 흐른 후 용기 있게 내리지 못한 선택에 대해 이제 아쉬움 이상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하루 중 좋아하는 것들의 비중을 늘리고 마음껏 추구할 용기를 외면할 수 없다. 삶은 짧지 않고 재현은 「하루가 행복하기를」 바라니까. 그래서 언제부턴가 마음속에만 있던 댄스 학원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거기에서 우연찮게도 삶에 대한 생각들을 가꿔 나가며 1년 동안 춤을 추어 오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내가 「계속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일을 찾으셔야 합니다.
엄마는 말했다. 뭔가를 하고 난 후 느낌이 좋으면 그건 너에게 좋은 거란다.
우리는 오래 살 것이다. 삶에서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다. 재현에게는 춤이 그 매개가 되었다. 춤을 시작했을 때부터,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느껴지는 점들과 변화들을 글로 발행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재현에게 계속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한 건 값진 수확이다. 거기에 필요한 건 선택하는 용기와 부담 없는 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