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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나무 Aug 23. 2020

방대한 분량의 문학 공부는 어떻게 시작할까요?

문학 공부 방법

문학은 저도 별로 좋아하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대학을 다닐 때도 문학 대신 문법 수업을 골라 들었고, 소설보다 정보서나 에세이를 주로 읽었습니다. 그래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 방대한 분량의 문학을 어디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문학 공부에도 비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를 고생시켰던, 문학 공부의 비법에 대해 나누어 보겠습니다.


일단 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의 경우 현대 문학보다 고전문학을 먼저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대 문학은 고등 과정에서 출제될 수 있는 작품의 수가 고전 문학보다 10배 이상 많습니다. 따라서 공부해야 할 양의 압박감 때문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고, 공부한다 한들 해당 작품이 수능에 출제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잘 안 됩니다.


하지만 고전문학은 범위가 정해져 있고, 마음먹고 본다면 방학 동안 고전 시가와 산문의 주요 작품을 한번 다 돌려서 볼 수도 있을 만큼 범위가 한정적입니다. 고전문학을 공부하면 단 기간에 모의고사 점수가 오르기도 해서 신이 납니다. 간혹 고전문학의 어휘 때문에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고전에 자주 나오는 단어는 따로 정리해야 합니다.


철자까지 외워야 하는 영어 단어 암기보다 훨씬 쉽습니다. 예를 들면 ‘녀다’가 ‘가다’, ‘괴다’가 ‘사랑하다’라는 뜻인 걸 영어 단어 외우듯 외워두는 겁니다. 아래와 같이 단어의 용례가 함께 정리된 자료를 보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모든 문장을 다 옮겨 적는 건 시간 낭비이고, 가장 짧은 문장 하나 정도 함께 적으면서 정리하면 됩니다. 그대로 프린트해서 참고해도 되지만, 손 필기를 한 노트는 두고두고 활용도가 높습니다. 고전문학 어휘 노트를 따로 마련할 필요는 없고, 개념어 정리 노트나 고전문학을 정리한 노트에 하나의 장을 구분하면 충분합니다.


(1) 하다 – 많다, 크다. 다 – ~하다(do)

원근 창애에 머문 짓도 하도 할샤 (멀고 가까이에 있는 푸른 절벽에 머문 것도 많기도 많구나)

헐뜯어 기운 집의 의논도 하도 할샤 (헐뜯어 기운 집에 의논이 많기도 많다)

조정을 바라보니 무신도 하 만하라 (조정을 바라보니 무신들이 많기도 많구나)


 (2) 시름 – 걱정, 근심

낫 시름 밤 근심 혼자 맞다 계시거니 (낮과 밤의 시름과 근심을 혼자 맡고 계시거니)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너보다 근심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고 있구나)

-출처: http://www.ebsi.co.kr [3등급 목표 달성] 조효준의 문학이 쉽다. 학습자료실

아주 생소한 단어라면 문제 출제 시 지문 맨 아래에 별(*) 표시를 하고 단어의 의미를 친절히 풀어서 설명해 줍니다. 따라서 겁먹지 말고 공부한다면 가장 쉽게, 단기간에 정복할 수 있는 산이 고전문학입니다. 


향가나 시조, 가사 같은 경우 전반적인 갈래의 특징, 작자의 특징을 잘 공부해 두면 생소한 작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크게 새로운 개념이나 문제의 유형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고전문학 공부를 위해 EBS 강의 중 본인에게 잘 맞는 강사의 작품 해설을 매주 1~2강씩 택해 들어보거나 진로 선택과목으로 ‘고전 읽기’ 수업을 들으면 도움이 됩니다.


고전 읽기 수업은 교과서가 따로 없이 진행되어 다양한 교재를 활용해 다른 교과와 융합 수업을 하는 등 학교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융합 수업이 쉽지 않고, 수업을 위한 구체적 지침이나 교과서, 지도서가 없습니다. 따라서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 라면 입시 현실에 맞추어 수능 국어 영역에 출제가 될만한 고전문학 작품을 주로 다룹니다.


학부모님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문과 학생들이 문학을 한 학기에 4시간씩 1, 2학기에 걸쳐 배웠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한 학기에만 ‘문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어 줄 수 있는 문학 작품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라 수능에 출제될 수 있는 작품 범위의 10%도 다루지 못하는 것이 학교 정규수업의 실정입니다. 갈래를 설명하고 해당 갈래에 속하는 수많은 작품 중 대표 작품 한두 편 정도를 맛 배기로 공부하는 겁니다.

물론 모든 작품을 다 볼 필요도 없고, 다 보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몇 작품만 보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교사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작품의 주제를 아는 상태에서 본문을 보는 것과 전혀 낯선 본문을 보는 것은 이해의 정도가 확연히 다릅니다.


모든 작품을 볼 수 없어도 EBS 교재에 실린 작품, 주요 작품은 훑어보기라도 해야 합니다. (EBS 수능 출제 연계율이 70%입니다.) 이때 작품부터 보는 게 아니라 갈래별, 작가별 특징을 정확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시 작가들은 작품 성향이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황진이가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윤선도가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사대부가 임금에 대한 충절을 노래하는 시조는 작품이 바뀐다고 크게 내용이 변하지 않습니다. 시조의 형식, 작가만 보더라도 시대를 구분할 수 있고 내용을 어느 정도 추측해 낼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떤 자습서로 공부해야 할까요? 부모님의 학창 시절에 지학사 하이라이트 문학 자습서 펴 놓고 공부하셨던 기억 나시죠? 그때만 해도 수학의 정석처럼 문학은 몇몇 출판사에서 내는 책이 독점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참고서가 하도 다양해서 어떤 자습서를 골라야 할지부터 난관에 빠질 겁니다. 


가장 좋은 자습서는 자녀가 고른 자습서입니다. 공부할 학생이 직접 디자인과 내용을 보고 고른 책이라야 공부가 잘됩니다.


굳이 추천을 해야 한다면 ‘해법 문학’과 꿈틀의 ‘모든 것’ 시리즈가 유명하고 구성도 괜찮습니다. 내용이 너무 많다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 권에 각종 교과서의 모든 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설명이 쉽고 간결해서 교사들이 많이 참고하는 자습서이기도 합니다.


내용이 너무 많다면 순서대로 보지 않고, 공부하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마다 찾아서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교 전과처럼 필요할 때 곁에 있으면 국어 공부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문학 공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방학을 이용하여 고전 문학부터 차근차근 문학의 거대한 산을 정복해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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