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체 동아리는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의 줄인 말입니다. 즉, 학교의 일과 중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분류된 동아리 시간에 운영되는 동아리입니다. ‘자율동아리’는 말 그대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조직한 동아리를 뜻합니다. 창체 동아리는 총 이수 시간과 활동 시간(주로 5~7교시 중)이 정해져 있다면 자율동아리는 학생들이 계획한 시간에 자유롭게 모여서 활동합니다.굳이 계획한 시간에 모이지 않았더라도 딱히 교사가 확인할 방법이 없고, 확인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계획서와 보고서가 있지만, 학생들의 자율성을 더 강조하는 동아리입니다.
따라서 생활기록부 관리 측면에서 볼 때 자율동아리보다 학생이 비중 있게 생각해야 할 동아리는 창체 동아리입니다. 자율동아리의 경우 예전에는 활동 내용 및 동아리 활동을 통한 학생의 행동 변화, 깨달음 등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했습니다. 동아리를 많이 가입한 학생은 여러 동아리를 넣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학생들은 자율동아리 활동을 생기부 부풀리기의 하나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활동은 계획대로 하지 않으면서 동아리명만 그럴듯하게 본인 진로에 맞추어 3개~4개씩 넣고 어떤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할지 컨설팅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고2 학생들부터 자율동아리는 1개만 기재할 수 있습니다. 꼭 자율동아리를 하나만 가입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기재는 하나만 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글자 수도 축소되었습니다. 30자 이내로 동아리 소개를 해야 하므로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였음.’ 정도로 아주 간단한 동아리 소개 정도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자율동아리로 생활기록부에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어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의 관심사 정도는 보여줄 수 있으므로 창체 동아리만 가입하기보다 자율동아리 활동도 하는 게 좋습니다.
자율동아리까지 활동할 시간이 없다고 일부러 가입하지 않는 학생도 있는데, 자율동아리 활동 시간은 학생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이 학생이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는지를 봅니다. 굳이 모든 동아리 활동이 진로와 엮지 않아도 됩니다. 진로는 사회복지사인데 밴드부 활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자체로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는 학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생활기록부의 이점을 떠나 동아리 활동은 실제 학교생활에 큰 활력이 됩니다. 동아리를 통해 선·후배와 사이가 돈독해지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몇 해 전 제자 주연이는(가명) 공부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지만 춤추기를 좋아했습니다. 주연이는 수업 시간에는 생기가 없고 학교생활이 의미 없어 보였지만 댄스 동아리 활동을 즐겼습니다. 점심시간마다 동아리 친구들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방과 후에도 남아 연습을 하면서 다른 학교 공연에 나가는 등 열심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도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동아리 때문이었습니다. 그 시간만큼은 숨통이 트이고, 활력을 얻는 겁니다. 학급에서 친구들과 사소한 갈등이 있을 때도 같은 동아리 친구들이 주연이 편에서 오해를 풀어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학급 친구들 뿐 아니라 다른 반, 다른 학년의 학우들과 교우 관계를 넓힐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 바로 동아리입니다.
반면, 창체 동아리는 정규수업 시간에 활동이 이루어지므로 이수 시간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동아리 시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가 모두 생활기록부 동아리 특기사항에 기재됩니다. 가입한 동기가 무엇이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어떤 행동 변화가 있었는지까지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가입해야 합니다. 활동 시간도 일과 시간에 할애되므로 따로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정확하게 활동 시간을 보장받는 동아리입니다. 즉, 그 시간만큼은 동아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관심이 없어도 활동을 해야만 합니다.
담임교사는 고1 학생들에게 학기 초 원하는 동아리에 가입하라고 안내합니다. 안내 자료도 배부하고, 동아리 대표들이 학급마다 홍보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도 1학년 학생들은 자율동아리와 창체 동아리의 개념조차 헷갈려서 우왕좌왕합니다. 자율동아리에 가입해 놓고 창체 동아리에 가입했다고 착각을 하고 손을 놓고 있기도 합니다. (자율 동아리 가입이 선택이라면 창체 동아리는 수업 시간에 진행되므로 가입이 필수입니다.) 나중에야 창체 동아리를 아무 데도 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모집 시기를 놓쳐서 진로나 취미와 아무 상관도 없는 남아 있는 동아리에 밀려 들어갑니다. 대부분 선착순 마감을 시키거나 신청자를 받아 추첨을 하거나 면접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입니다.
남아 있는 동아리에 떠밀려 들어가게 되면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입니다. 아무 의욕이 없어 가입하지 않다가 떠밀려 들어온 무기력한 학생들, 성격이 꼼꼼하지 못해 실수로 잘못 신청한 학생들만 모인 겁니다. 심지어 이런 동아리는 담당 교사조차 원하는 동아리를 개설한 게 아니라 학교 사정상 마지 못해 맡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마지막에 남는 동아리를 교사들은 폭탄 반이라고 웃지 못할 농담을 합니다. 동아리 활동이 원활하게 될 리가 없고, 동아리 특기사항을 좋은 내용으로 받을 수도 없습니다.
동아리 특기사항은 학생의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인데, 이렇게 관심도 없는 동아리에 들어가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몇 해 전에 수학을 끔찍하게 싫어하던 저희 반 학생은 수학탐구반에 들어갔습니다. 동아리 신청 주간에 장염에 걸려 학교를 나오지 못했습니다. 담임이나 친구에게라도 의사를 밝히면 대신 가입이라도 문의하려 했으나 몸이 아프니 모든 게 귀찮았나 봅니다. 어딜 갈지 모르겠다, 학교에 가서 가입하겠다고 미루다가 희망 동아리 신청이 마감되었습니다. 그렇게 밀려들어 간 수학동아리에 있으려니 몸이 쑤시고 힘들어 3시간 내내 핸드폰만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들떠서 좋아하는 활동을 즐기는 동아리 시간마저 그 친구에게는 일 년 내내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대다수 학교는 창체 동아리와 자율동아리를 동시에 모집하면 혼선이 있을 수 있어 중요한 창체 동아리를 먼저 모집·선발합니다. 일단 창체 동아리 모집이 끝난 후에 다시 자율동아리를 신청받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담당자에 따라 동시에 모집을 진행하기도 하므로 이런 경우, 창체 동아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선 가입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자율동아리는 본인이 활동하고 싶은 창체 동아리가 개설되지 않았을 때 개인의 관심에 따라 개설하기 좋습니다. (창체 동아리도 지도 교사를 섭외하면 개설이 가능합니다.) 활동도 원하는 시간을 맞추어 마음이 맞는 소수의 학생이 모여도 되기 때문에 부담이 적습니다. 교사들도 창체 동아리는 생기부 특기사항 작성이라는 부담이 있어 신중하게 동아리를 맡아 운영하지만, 비교적 자율동아리는 부담이 덜합니다. 세세하게 개입할 일이 적기 때문에 일부러 와서 지도 교사를 부탁하는 학생이 있으면 교과와 관련 있는 동아리의 경우 수락하는 편입니다.
단, 학교 축제가 있어 축제 운영 부스를 설치해야 하거나 동아리 관련 일이 많은 경우 자율동아리를 교사 한 명이 두 개 이상 맡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동아리 개설을 희망한다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일단 동아리와 관련 있는 교과 선생님께 지도 교사를 부탁하고 거절당하면 담임선생님, 그래도 안 되면 새로 전근 오신 선생님께 부탁드리면 확률이 높습니다. 한 학교에 오래 계신 선생님은 아무래도 친한 제자들이 많아 부탁을 많이 받습니다.
자율동아리 관련 가장 흔히 하는 오해는 동아리를 자율적으로 운영한다고 하여 개설도 아무 때나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2학기에 갑자기 문학 토론 동아리를 개설하겠다고 찾아오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세세하게 계획서까지 날짜별로 세워서 동아리 인원도 7명이나 확보하여 찾아왔지만,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습니다. 자율동아리도 개설 시기를 놓치면 어렵습니다. 학년 초 동아리를 개설하는 시기에 미리 계획을 세워 조직된 동아리만 학교의 정식 동아리로 등록이 됩니다. 교장 선생님까지 내부 결재를 맡아서 진행되는 일이므로 아무 때나 동아리를 구성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등록이 되지 않은 동아리는 보고서를 가져와도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습니다. 대체로 3~4월에 동아리가 조직되므로 이 시기에는 원하는 동아리가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가입을 해야합니다. (동아리 신청서 양식을 받아서 작성 후 관련 부서에 제출하면 됩니다.)
스스로 동아리를 개설하면 동아리 대표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창체 동아리의 경우 동아리 대표 활동을 한 내용까지 특기사항에 기재됩니다. 학급회장이나 부회장이 되기 위해서 30: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면 동아리는 10~15명 정도로 구성되고, 적극성만 있다면 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회 활동, 학급 임원 경력이 없다면 동아리 대표라도 해야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고, 리더십이 없다면 배울 수 있습니다.
동아리를 직접 개설하는 경우 동아리 대표를 원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해도 됩니다. 동아리 개설을 원하는 학생이 신청서를 작성하고 부원을 모집하는 수고를 앞장서서 해야 합니다. 그 모든 과정을 부원들도 지켜보기 때문에 절차상 선거를 치르기도 하지만 그대로 대표가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동아리 관련 핵심 TIP!
1. 창체 동아리 신중하게 가입하기
2. 동아리 가입 시기를 놓치지 않기
3. 원하는 동아리가 없다면 개설하기
4. 동아리 대표를 하면서 리더십 배우기
5. 자율동아리도 한 개는 가입하고 활동하기
**2024년 대학 입시부터는 자율동아리가 입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5번 항목은 현 고등학생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