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엄마한테만

퉁명스러운 딸이라 미안해

by 파란하트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미안함, 고마움, 서운함, 안타까움, 답답함, 짠함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올라온다. 나는 그 복합적인 감정을 짜증 섞인 말투로 표현한다. 내가 말하며 동시에 귀로 들으면서도 느껴지는데 엄마도 당연히 느끼셨겠지…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다.

근처 볼 일이 있어서 잠시 친정에 들렀다. 엄마 아빠가 계셨다. 어떤 금융정보에 대해 두 분 다 계신 곳에서 간단히 설명을 드렸다. 말을 하면서도 내 속마음에서는 ‘알아들으시려나’라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말을 했는데 아빠가 철석같이 알아들으셨고, 엄마는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 그 이후로 엄마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선 ”하… 엄마~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 “라고 성의 없게 답해버렸다. 그 뒤에도 엄마는 두어 번 질문을 하셨지만 난 같은 대답으로 엄마의 질문을 차단해 버렸다.


30분 정도 잠시 머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후회가 몰려온다.

나는 왜 엄마한테만 퉁명스러울까.

나는 왜 다정한 딸이 못될까.

나는 왜 엄마를 너그러이 이해하지 못할까.

나는 왜 자꾸 엄마가 답답할까.


불편한 마음에 전화했다.

‘엄마 내가 잘 알아서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어떻게 잘 알아서 할 건지는 엄마가 잘 이해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 생략했지만, 짜증을 뺀 담백한 말투로.


난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러는데 엄마한테만 유독 강하고, 씩씩하게 센 척하는 게 있다. 좋게 말하면 엄마 걱정 안 시키려고, 안 좋게 말하면 엄마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말하곤 했다. 엄마를 생각하면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글로 풀어내기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 얘기는 어렵다.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라서.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더 어려운 엄마라서. 엄마가 자식을 위해 얼마나 마음 쓰는지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서. 그래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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