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잘 히세요 ^^

by 파란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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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월 차이 나는 두 딸은 성향이 다르다. 첫째는 감정에 신경을 써야 하고, 둘째는 행동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오늘은 두 딸 각각의 고민에 마음이 무거웠다.


첫째는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친구들 사이에 ‘누가 누구랑 친하고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 이런 부분에 관심이 커졌다. 이사 와서 적응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 사이에서 맘고생을 한 것 같다. 자기 전에 속상한 일을 털어놓고, 잠꼬대로 친구들 얘기를 했다. 유치원 가서 친구들 잘 사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런데 최근 피부가 뒤집어지고 나서 얼굴 곳곳에 하얗게 얼룩(?)이 생겼고, 머리를 단발로 잘랐는데 어울리지가 않는다. 피부와 머리가 속상했다. 내가 잘 관리 못해줘서 피부가 뒤집히고, 내가 괜히 머리 자르자고 해서 머리가 이상해진 거 같았다.


둘째는 20개월인데 내가 이끄는 대로 안 따라와서 힘들다. 첫째는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왔어서 둘째도 그럴 줄 알았다. 둘째는 다르다. 돈의 속성 책에서 말 안 듣는 아이는 큰 사업가가 될 아이라는 말이 있는데 둘째는 큰 사업가가 될 인재다. 고집과 자유를 품어주고 싶은데 잘 안 돼서 속상하다. 오늘은 등원 전 실랑이를 20분간 했다. 결국 어린이집 버스 올 시간이라 갈등을 매듭짓지 못한 채 집을 나왔다. 등원 후 생각해 보니 아기 다루듯 보다는 언니와 비슷한 기대를 가졌다. 아직 말도 온전히 못 하는 20개월 아기인데 5살 언니와 같은 걸 요구하니 본인은 얼미나 힘들고 서러웠을까...


첫째는 첫째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걱정에 어린이집 보내고 계속 마음이 불편하고 속상했다. 내 고민이면 지인에게 전화해서 상담을 할 텐데, 자식얘기니 혹시나 내 아이들에게 색안경을 가지게 될까 봐 상담조차 조심스러웠다. 혼자 집에서 소리도 지르고 신랑이랑 통화하면서 엉엉 울었다. 주말부부하면서 나 혼자 애 둘 키우는 부담감이 컸다는 걸 통화하며 인지했다. 잘 되면 아이들 덕, 잘 안되면 내 탓이 될까 봐 무서웠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말이지.


아이들이 어떠어떠한 점들이 고민이라 생각했다.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해 보니 내가 고민이었다. 첫째는 아주 조금씩 피부가 나아지고 있고, 본인은 머리 마음에 들어서 기르면 또 가서 자른다고 한다. 등원 직전까지 혼나고 간 둘째는 어린이집에서 매우 잘 놀았다고 한다. 정작 본인들은 괜찮은데 나 혼자 마음 고생한 거 같아 허무할 지경이었다. 그래. 본인이 괜찮으면 됐지. 내 욕심을 투영하지 말자. 아이들은 생각보다 더 잘 자란다. 나나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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