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하트 Jun 07. 2023

나는 내 일을 좋아하는가

대학교 졸업을 2주 앞두고 취업했다. 학과 50명 중에 내가 취업이 제일 잘 됐다고 혼자서 자부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회사에 출근하면서 1년 정도는

'밥값, 방값정도만 받고 일해도 되는데, 나는 놀러 다니는 거 같은데 월급을 주네?'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 정도로 재미있었다.

주말에 할 일 없어도 사무실 가고,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것도 좋았다.

자취할 때라 밥이 해결되는 회식도 너무 즐거웠다.

딱 1년은 그랬다.


1년이 지나니

월급을 더 줬으면 좋겠고

일은 덜 했으면 좋겠고

지점장이 관심 좀 껐으면 좋겠고

직속 상사 눈치 좀 안 봤으면 좋겠고

회식 좀 그만했으면 좋겠고

타지에 그만 살고 본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년 5개월 일을 하고 그만뒀다.





그때 생각했다.

'계~속 재미있는 일은 없구나.

일 외에서 재미를 찾고, 일은 일이구나.'라고.


몇 년 뒤 재취업을 한 후에는

의무적으로 일을 했다.


내 할 일은 잘하고 열심히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내 일을 좋아하지도 안 좋아하지도 않았고

딱 일로만 생각했다.


일은 일로 생각하고

재미는 일 이외의 곳에서 찾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2년 5개월을 다니고 휴직했다.

(공교롭게 전 직장 다닌 기간과 같음)




글쓰기 모임을 하는 분 중에 자신의 일에 애착도 있으시고 더 잘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하시는 분이 계신다. 보고 있으면 정말 신기하다. 직업이 선생님이신데 학생들과 단톡방으로 습관 인증, 모둠별 교환일기, 학생들과 독서모임, 지역 내 같은 과목 교사들과 스터디 등등...

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수많은 선생님들을 거쳐왔지만 이런 분은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내 일을 좋아해야겠다.

내 일을 잘하기 위해 배우고 공부해야겠다.

주위에 일 안 하려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찾으면 같이 즐겁게 일할 사람들도 많겠구나.

없다면 나부터, 나라도 해봐야지.

라는 생각들...


그분을 보며 빨리 일하러 가고 싶기도 했다. 집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막상 현장으로 가면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나'하고 이 글을 쓴 걸 후회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도 내 일을 좋아하고 싶다.


지금은 50일도 채 남지 않은 복직이 기다려진다.

즐기면서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육아를 하며 자기 계발을 한다고 느낀 것처럼

일하면서도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내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꾸는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