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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Jun 19. 2023

엄마의 첫 외박

지난 주말, 엄마가 되고 첫 외박을 했다.

친한 언니 두 명과 함께 한 남해 여행이었다.


막상 가기로 하고 보니

딸을 두고 잘 갈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낮에는 잘 놀아도

잘 때는 무조건 엄마 찾는 딸.

아빠가 안아도 무조건 엄마만 찾는다.


신랑도 자신이 없었는지

시댁에 가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혼자 보는 것처럼

신랑도 혼자서 하루종일 육아를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서로가 다 힘들어질 것 같아 재빠르게 그 생각을 내려놓았다.



아침 8시에 신랑과 딸을 시댁으로 보내고 나니

(약간) 허전했는데

입꼬리는 자꾸만 씰룩씰룩거렸다.


집에 나 혼자 있는 게 참 어색했지만

좋았다.



약속 장소에 가기 전까지

혼자 노래 들으며 걷고

혼자 선물 고르고 사고

혼자 기차 타며 창 밖 구경하고

혼자 자판기 음료도 먹었다.



약속 장소에 가서는 친구들과

같이 밥도 먹고

같이 커피도 먹고

같이 장르 불문 수다도 떨고

같이 맥주도 먹고

같이 막걸리도 먹고

같이 누워 티브이도 보고

같이 팩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내 예상과 달리

딸은 엄마를 찾기는 해도

잘 놀고

잘 먹고

잘 잤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서로 함께 있을 때 잘 쌓아둔 믿음이

곧 다시 만난다는 걸

알게 만들어 준 건 아니었을까.



또 놀러를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안겨준 여행이었다.



그때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동안 엄마랑 찐~하게 붙어서

하루하루 믿음을 쌓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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