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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May 23. 2023

육아휴직을 쓰고 자기 계발 휴가를 보내는 중입니다.

엄마의 성장


작년 4월부터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보내는 중입니다. 단어 그대로 출산을 했고 육아를 하는 중이죠.



단어 자체에서 자식을 위해 엄마로서 살아가라는 냄새를 강하게 풍깁니다. 그 낱말에 맞게 아침에 눈뜨고 잠들 때까지 엄마로서 노력해요. 어쩔 땐 자면서도 엄마의 역할은 이어지죠. 그러다 문득 너무 혼자 있고 싶었습니다. 아기는 너무 귀엽고 벅찬 사랑을 느끼는데 이런 마음이 든다는 사실이 엄마답지 못하고 이기적인 엄마 같았어요. 같이 아빠가 된 신랑은 최고의 남편이자 아빠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만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운동도 했고, 일도 하고 회식도 하면서요. 신랑이 하는 건 괜찮은데 내가 하면 왜 죄책감이 들까요?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욕구가 점차 강해져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시작합니다. 나를 위한 일이 결과적으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딸이 5~6개월쯤 됐을 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출산 전에 읽을 때와 비교해 출산 후에는 마음가짐이 달랐습니다. 딸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읽었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일 하나에도 엄마의 냄새를 조금씩 새겨가기 시작했습니다.


딸이 혼자 놀 때, 잘 때, 아빠랑 놀 때 잠깐의 시간이 나면 책을 폈습니다. 책을 펴서 읽을 페이지 찾는 시간조차 아까워 식탁엔 항상 독서대에 책이 놓여 있죠. 지나가다 틈나면 서서 한 페이지 읽고 바로 앉아서 읽을 수 있도록요. 딸을 재울 때는 안고 오디오북을 듣고, 잠깐 분리수거를 하러 가는 틈새에도 폰으로 전자책을 읽었습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해서 책에 빠졌습니다. '내가 여기서 최소 한 가지는 배운다'는 필사적인 마음으로 읽어나갔습니다. 한 권씩 읽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저를 보고 기특해하면서요.


책을 읽다 보니 글을 써야겠다 생각했고, 우연히 글쓰기 모임에 들어갔습니다. 글을 쓰며 하루 육아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내일 더 나은 모습을 그리며 하루를 마무리해 나갔습니다. 머릿속에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끙끙거리며 한 자 한 자 표현해 나가는 게 과정은 힘들어도 다 했을 때는 얼마나 뿌듯한지요. 그 뿌듯함이 또 힘을 내는 원동력을 줍니다.  


저는 운동을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습니다. 육아를 하다 보니 체력도 떨어지고 임신 때 쪘던 살이 내 살로 점차 자리 잡아갑니다. 운동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런데이라는 어플을 통해 30분 달리기에 도전했습니다. 그 도전을 끝낸 이후로 운동도 끝을 냈다는 게 문제지만요. 하하하.

지금은 침대에서 뒹굴 거릴 때 누워서 하늘자전거 10번, 매트에서 놀 때 스트레칭 10초, 동요 틀고 춤추는 척하며 팔 벌려 뛰기. 이런 식으로 나름 최소한의 운동을 이어 나가봅니다.




한 몸이었던 딸와 분리된 지 12개월.

너를 돌보는 일이 나를 돌보는 일이 되었고

나를 돌보는 일이 너를 돌보는 일이 되었습니다.

딸과 저의 탯줄은 끊어졌지만 보이지 않는 더 강한 끈으로 연결됨을 느낍니다. 그 끈이 더 탄탄해지도록 딸을 키우며 저도 잘 키워 나가야겠습니다.



육아휴직을 지내며 동시에 자기 계발휴직을 보내고 있습니다.

복직 전 새로운 도전을 찾던 중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한 번에 합격(?)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책 읽고 글을 쓰며 새로운 도전을 찾아 실행해 보겠습니다. 그 여정을 브런치와 함께 하려 합니다. 저의 글이 누군가에겐 공감 혹은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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