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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Jul 12. 2023

공부하는 엄마가 될 거야.

현타의 순간을 새로운 다짐의 순간으로.

일주일에 몇 번씩,

문득 ‘뭐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인스타그램을 깔곤 했다.


한 번 깔아서 본 다음 지우고

또 며칠 뒤 깔고 보고 바로 지우고.


그렇게 최근 몇 번 반복했다. 점점 그 텀이 짧아짐을 느끼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며 오늘 또 깔았다. 평소였으면 한 번 보고 지우는데 오늘은 지우지 않고 중간중간 보았다. 딸 혼자 놀면 몰래 숨어서 보기도 하고 재운 뒤 자는 딸 옆에서 또 보고.


그러다 문득 팔로워가 많은 엄마의 인스타그램을 보게 되었다. 내 딸과 비슷한 시기인데 책육아, 영어책육아를 하는 피드였다. 홀린 듯 그분의 인스타를 쭉 보았다.


처음엔 ‘아~ 이렇구나! 몰랐던 정보네’하며 공부하는 느낌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점점 볼수록 다양한 교구, 책 및 장난감을 마련한 그 집에 비해 너무 빈약한 내 딸의 공간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기에 맞게 잘 자극을 해주는 그 엄마에 비교해 나는 과연 잘하고 있는지, 과연 지금 내가 해줘야 하는 자극은 뭔지 알고는 있는지, 우리 딸도 자석놀이 좋아하는데 나는 그걸 마련해주지 못했네 등등 끊임없이 비교하기 시작했다.


잠든 딸을 보니 내가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이 마음이 커져 자책감 마저 들었다.


웃긴 건 며칠 전, 아니 오늘 인스타그램을 보기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나는 꽤 괜찮은 엄마‘인 것 같다고 혼자서 생각했다. 몇 시간 사이에 나는 정반대의 생각을 했던 게 어이가 없어서 바로 어플을 지워버렸다.


임신기때와 작년 10월~ 올해 2월에 육아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때 공부한 내용들을 밑바탕으로 나만의 육아 철직이 생겼고, 정리한 노트는 힘들 때마다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다 육아 책보다는 다른 책을 읽으며 육아공부에 소홀해졌다.


오늘 방심한 순간 비교의 늪에 빠져 현타를 느낀 계기로 다시 육아공부를 하는 엄마가 되기로 다짐했다. 육아서적을 읽으며 정리한 노트를 읽고, 새롭게 읽을 육아서적을 골랐다.



좀 전에 인스타그램을 보며 복잡했던 마음이

다시 잔잔해졌다.




흔들려도 바로 다시 균형 잡은 나 자신.

잘했다.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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