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지냈나?
친정에 적응하고
복직하고는 일에 적응하고
육아와 일을 번갈아가며 출퇴근하는 일상에 적응하다 보니 시간이 훅 지나가 있었다.
친정에 들어오기 전에 걱정했던 부분들은 막상 살아보니 내 걱정이 과하게 컸음을 알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 부모님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조금씩 걱정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음에 미안하기도, 감사하기도 하다. (안 들어왔으면 큰 일 날 뻔)
적응을 잘할 줄 알았던 딸이 내가 예상했던 기간보다는 친정집과 어린이집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적응도 잘 됐고, 나 출근할 땐 울지 않고 손을 흔들어준다. 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게 되었다.
출근은 내 예상보더 더 즐겁다. 가보고 싶던 팀에 가게 되었고, 일도 즐겁다. 더 감사한 건 같이 일하고 점심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료들이 다 밝고 긍정적이신 분들이다. 20대 두 명, 30대(나), 50대로 이루어진 우리 4명은 초코파이 하나도 4 조각해서 나눠먹는 돈독한 사이가 되어가고 있다.
일한 지 한 달이 지나니 살짝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왕복 약 1시간 30분씩 운전하는 것도,
업무 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도,
가끔씩 이상한 동료, 민원인을 대하는 것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 오늘은 2시간 출근을 미루고
출근하는 척 제시간에 나와 스타벅스로 향했다.
소중한 혼자만의 시간.
책도 읽고,
지나갔던 일들을 쭉 생각해 보기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쭉 생각해 보기도 하고,
이렇게 오랜만에 글도 쓴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이주일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로 다짐하고
오늘 처음 실행으로 옮겼는데 참 잘했다 싶다.
‘육아시간’ 명목으로 생긴 2시간.
육아를 잘하기 위해 나를 돌보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생각해 내고 실천한 내가 기특하다.^^
바쁘게 지내면서 마음 한 구석에 공허했던 작은 구멍이 채워지는 기분을 차분히 느껴본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고 즐겁게 잘 보낼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