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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Oct 19. 2023

내가 경계해야 할 순간

내 딸이 최고야!

카톡 프로필 사진 업데이트 된 친구 목록이 떴다.

거기서 딸 문화센터에서 알게 된 엄마가 있었다.

'오랜만이네~' 싶어서 눌러봤다.


내 딸과 하루 차이로 태어난 아이가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이었다.

나와 책육아에 대해 얘기도 많이 나누었고, 어린이 서점에도 같이 갈 정도로 육아 방향이 비슷한 사이였기에 어떤 육아 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내가 하고 싶던 걸 나는 못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걸 보니 속상하고 부럽기도 했다.


신랑이랑 사는 집에는 거실 한쪽을 책장으로 두고 딸이 책을 장난감 삼아 놀고 읽었다.

그러나 지금 친정집에서는 그런 공간을 만들 수 없었고 그런 환경 또한 내가 원하는 만큼은 해주지 못했다.


불과 4개월 전에는 그분의 딸과 내 딸이 비슷했는데 지금은 격차가 벌어진 건 아닐지 덜컥 겁이 났다.

'내 딸이 뒤쳐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조급함이 몰려왔다.

아무런 앞, 뒤 정보도 없는 사진 한 장을 보고 딸과 비교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고 흠칫 놀랐다.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다행히 먼저 들었고,

딸 재우고 신랑이랑 통화하며 지금 정말 중요한 시기인데 이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마음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신랑은 아이를 키우면서 안 중요한 시기는 없다며, 1살은 1 살대로, 5살은 5살 대로, 초등학생은 초등학생대로, 대학생은 대학생대로 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금도 잘하고 있고 다른 아기와 비교하면 안 된다고 나를 다독였다. 그런 생각이 들었음에도 내가 빨리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빨리 정신 차렸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데 내가 계속 이럴 거라고 신랑이 생각할까 봐 신경쓰였다.



이 이야기를 아이 둘을 키우는 친구한테 털어놓았다. 가만히 내 얘기를 듣던 친구는 "너 호르몬 발동 시작이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아차차... 나 지금 임신했지'라는 생각을 했고 평소와 다른 생각이 들었던 게 수긍(?)이 갔다.


최근 들어 사소한 일에도 걱정이 먼저 들고, 예민해지기도 했는데 임신해서 그랬었구나.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둘째 임신이라 그런지 임신 사실을 깜박하기도 하는데, 그러는 사이에도 내 호르몬은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었는가보다. 이런 나를 잘 이해하며 남은 임신기간을 잘 유지해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져본다.



비교금물!

내가 최고고

내 신랑이 최고고

내 딸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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