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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Oct 30. 2023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취미

독서와 글쓰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렇다 할 취미가 없었다. 누가 물으면 모든 국민의 취미활동인 독서 혹은 음악감상이라고 얼버무리듯 말하기 일쑤였다. 취미를 가져보려고 첫 직장을 들어가고 우쿨렐레 강좌를 등록했다. 두세 번 갔나? 흥미를 느끼지 못해 악기사고 수업료 다 지불해 놓고 나가지 않았다. 그 이후 '아 나는 뭐 하나 제대로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오랜 기간 배우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수험기간을 거쳐 두 번째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그때, 본격적으로 하고잽이 기질이 시작되었다. 수험기간 동안 참고 억눌러왔던 것을 터트리듯 새로운 것에 시도했었다. 새벽기상, 재테크(부동산, 주식) 강의, 자기 계발 강의, 독서, 영어 동화 읽기, 영어 리딩, 운동(플라잉요가, 요가, 필라테스, 발레, 헬스, 달리기), 블로그, 글쓰기, 필사등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며 나와 잘 맞는 것, 잘 맞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알게 된 것은 나는 끈기가 없고 싫증을 잘 느낀다는 것이다.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면서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고 공표했으니 한 것(영어 동화 읽기, 영어 리딩)도 있었고, 마음이 내켜서 한 것(새벽기상, 독서)도 있었다. 2019년 연말부터 2020년 여름까지 약 일 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말이다. 브레이크 걸리듯 임신사실을 알게 되면서 많은 시도 중에서 취미활동을 선별하게 되었고 그중 살아남은 건 '독서'하나였다.


임신하고 책을 많이 읽었다. 읽다 보니 더 재미있었고 지금은 나에게 책은 너무 자연스러운 벗이 되었다. 가방에는 읽든 읽지 않든 항상 책 한 권은 들어있고 틈이 나면 종이 책 혹은 전자책을 읽는다. 지금은 책이 없으면 허전한 내가 되었다. 내 옆에서 이런 나를 지켜본 신랑은 "책은 꽤 오래가는 취미네"라고 말을 했다. 책도 다른 것처럼 금방 싫증 낼 줄 알았나 보다. (하긴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글쓰기로 연결되었다. 독서와 글쓰기. 독서는 취미로 자리 잡은 듯 해보이나 글쓰기는 요즘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잘 써지진 않지만 쓰면서 내 생각을 정돈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이 시간이 참 좋다. 가끔씩은 글로 표현된 내가 진짜 나보다 더 괜찮아 보일 때가 있는데 글에 책임을 지기 위해 나를 돌아보고 성장하게 만든다.


취미를 가진다는 건 인생이 확실히 더 다채로워진다. 나의 인생이 책과 글쓰기를 통해서 알록달록 빛나고 가지런히 정돈되는 삶이 되도록 도와준다.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는 나의 취미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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