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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하트 Nov 03. 2023

내게 힘을 주는

고마운 존재들



1. 딸. (특히 잘 때)

18개월 딸을 키우고 있다. 워킹맘+주말부부다 보니 딸이 엄마, 아빠랑 보내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복직 전부터 ’양보다 질!!!‘을 외치며 친정부모님과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고 일과 육아를 시작했다. 함께 있는 시간 동안 딸에게 집중하자고 자주 마음먹지만 퇴근하고 육아에 집중하지 못한 날들도 많았다. 그런 날은 자기 전 누워서 잠든 딸을 보고 있으면 많은 생각들이 몰려온다.

아까 휴대폰 덜 볼걸

아까 좀 더 부드럽게 말할걸

아까 좀 더 웃을걸

아까 좀 더 안아줄걸

아까 좀 더 같이 놀걸

걸걸걸

많은 걸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차곡차곡 쌓일수록 자책감, 후회가 몰려온다.


"엄마! 나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은데?"라고 말하듯 딸은 아무렇게나 엎드려 자고 있다. 자는 딸의 얼굴을 쓰다듬고 손을 잡으며 사과하고 마음을 새로 잡는다.


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구나.

좀 더 나은 엄마이자 내가 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게 만들어주는 작고 소중한 존재.

그 존재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그것도 엄~청 큰 힘.

고마워. 오늘도 네가 날 키우는구나.






2. 신랑

결혼하기 전 신랑을 존중하며 살리라 다짐했다. 다른 취미도 존중하고, 다른 성격도 존중하며 맞춰 살아가고 있다. 뭔가의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데 결혼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신랑을 존중을 넘어서 존경한다.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건 살면서 크게 느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좀 낯간지럽고 어색하다. 그런 감정에도 불구하고 신랑을 보면 참 존경스럽다. '연애할 때 진작 이렇게 더 잘해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결혼하고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다르다고 해야 하나? 분명 연애 때도 잘 챙겨주고, 잘해줬는데 결혼하고는 더 잘해주고 위해준다. 그런 신랑을 보면 감사함과 나의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를 보며 그런 부족함을 채우려 노력한다.

그는 나를 더 좋은 아내이자 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크고 든든한 존재.

그 존재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그것도 엄~청 큰 힘.

고마워. 자기도 날 키우는구나.





지금 읽고 있는 책

3. 책

책은 심심할 때 놀아주고,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었으면 나의 사고능력, 언어능력 등 많은 것들이 지금보다 좋았을 텐데 나는 성인이 되고 늦게 책을 좋아하게 됐다. 오늘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동료가 물어봤다. 무슨 계기로 책을 좋아하게 되었느냐고. 이유는 없지만 한 권 한 권 읽을수록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고, 배우는 점이 있어서 그걸 잃고 싶지 않아서 읽다 보니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렇다. 그냥 책은 습관이 되었고 그 습관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루에 몇 페이지라도 꼭 읽는다.

책은 다양한 역할(딸, 엄마, 아내, 직장인, 친구 등)을 가진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감사한 존재.

그 존재가 나에게 큰 힘이 된다.

고마워. 너도 날 키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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