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나그네여

by On Vacation

- 길 떠나는 나그네여 -


길 떠나는 나그네여

뒤돌아 보지 마라

떠난 자리 새 풀 돋아

그대 향기 잊혀지니

남겨둔 마음 있거든

잡초이니 뽑아가라

떠나기 전 잡초지만

떠난 후엔 꽃길되니

나그네란 그 이름도

거기가선 님이 되리

길 떠나는 나그네여

앞만 보고 떠나가라


함께 일하던 동료가 이직을 한 적이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함께 했던 시간들이 추억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동고동락하며 즐겁고 힘든 기억들을 함께 쌓아나가던 우리에서 각자의 앞일을 응원하는 어쩌면 경쟁자가 되어야 하는 서로가 되는 때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이직을 앞두고 현재 있는 이곳이 나에게 더 좋은 곳일지, 옮겨 갈 그곳이 나에게 더 행복을 가져다 줄지 고민하게 된다.

이리저리 재고 재다 현재 직장에 쏟아부은 열정과 청춘이 생각나 아쉬움에 뒤돌아 보게 된다.

희로애락이 담겨 내 청춘의 향기가 남은 그곳을 미련 남아 뒤돌아 보며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난 그렇게 떠나는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오랫동안 수고했고 열정이 차고 넘쳐 온 힘과 마음을 쏟아부어 남지 않은 땅에, 생각나는 미련이 있거든, 남겨둔 마음이 있거든, 그것은 부족한 땅에 여기저기 나도 몰래 날아든 잡초와 같으니 당차게 뽑으라고..

그 잡초를 뽑아야 그곳에 새로운 꽃이 피울수 있으니 미련 없이 뽑으라고..

어쩌면 차가운 눈물 흘리며 뽑은 그 길이 후엔 꽃길이 되어 따뜻한 눈물이 될지어니.

그랬다.

떠나는 내 동료를 응원해주고 싶었다.

여기서는 나그네였을지 몰라도, 남이었을지 몰라도, 거기가선 님이 될 거라고.

그러니 길 떠나는 나그네여, 내 동료여, 앞만 보고 떠나가라고.


On Vacation.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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