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좋은 개살구

by On Vacation

나는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좋아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토요일 저녁 TV 앞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석사시절 박사시절 주 7일 근무를 하면서도 토요일 저녁은 꼭 집에 가서 TV를 시청했었다.

그 당시에는 요즘 흔한 OTT나 다시보기 등이 활성화되어 있던 시절이 아니기에 그 시간을 놓치면 다시 챙겨보기 힘들었었다.

혹시나 다시보기가 있더라도 주요 장면들만 편집되어 보여주기에 앞뒤 맥락을 자같이 보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솔직히 별로였고, 전체를 보지 않고 흥미 위주로 편집된 영상은 전체 영상을 본 것과는 다르게 기억에서 금방 사라졌다.

그 방송에 나오는 주인 같은 존재가 어느 방송에선가 했던 아직도 기억에 남는 얘기가 있다.

남들을 웃기기 위한 개그맨, 개그우먼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남들을 깎아내리면서 웃기는 사람과 본인을 깎아내리면서 웃기는 사람.

당장은 둘 다 웃길지 몰라도, 흥미로울지 몰라도, 전자는 금세 잊혀진다.

마치 흥미 위주로 편집된 영상처럼..

사회에 나와서 부딪힌 사람들도 똑같더라.

어느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본인의 잘못임을 인지하고 책임지며 팀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과, 주변 사람들 환경들을 탓하며 본인을 위해 팀을 희생하는 사람.

둘 모두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갈 수는 있으나 전자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후자는 다 함께 오래갈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한 명의 훌륭한 리더가 조직을 이끌 수도 있지만, 그 리더는 진정한 훌륭한 책임자여야 한다.

빛 좋은 개살구, 남들을 밟고 올라선 이기적인 리더여선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는 리더가 평가받기보다 조직이 평가받는 세상이다.

나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바라고 싶다.

수박 겉핧기식 평가 말고 어떻게 하면 맛있는 수박을 고를 수 있는지 방법 말고 개살구 빛만 보지 말고 살구의 씨까지도 보고 평가할 수 있도록...

진정한 리더가 이끄는 조직이 이 사회를 이끌 수 있도록...

그러한 세상이 오기를 나는 바라고 미력하나마 노력할 것이다.


On Vacation.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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