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 (On Vacation)

by On Vacation

- 휴가중 -


글쓰기는 나에게 새로운 일상

나에게로 떠나는 또 하나의 여행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여러 개인 나에게 주는 유일한 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휴가중

가깝고도 먼 나라로 떠난 여행중

나에게 휴가이듯

너에게 여행이길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쉼"이란 단어는 매우 소중한 것임을 최근 여러모로 느끼고 있다.

체력이 지쳐서일 수도 있고, 마음이 지쳐서일 수도 있다.

세상 모두의 이목을 한 몸에 받는 것처럼, 세상 모든 이들의 짐을 혼자 둘러멘 것처럼,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왔고 살고 있다.

한 아이의 다정한 아빠로 살고자 노력했고,

한 여자의 든든한 남편으로 살고자 노력했고,

조그마한 직장의 책임감 있는 직원으로 일하고자 노력했고,

후배들의 믿음직한 선배로 모범이 되고자 노력했고,

선배들의 유용한 후배가 되고자 노력했고,

아버지, 어머니의 영원한 막내아들이고자 노력했고,

친구들의 재밌는 친구이자 노력했고,

노력했고,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내가 가진 시간들을 이 모든 노력들을 유지하기 위해 쓰고 있고, 일상생활 속 여유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점차 감정이 소모되어 갔고, 체력이 소비되어 갔다.

번아웃이란 단어가 어느샌가 등장하면서 '나도 이거구나.'라고 새삼 모르던 사실을 끼워 맞추듯이 나에게 적용시켰었다.

그래야지만 나를 이 세상에 표현할 수 있는 것만 같았고 이 세상의 구성원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것조차, 지쳐가는 나를 정당화시킬 수는 있어도 회복시킬 수는 없었고, 숨길수는 있어도 해소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장난 삼아 끼적이던 글들이 나의 삶에 "쉼"이란 공간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쓰기는 나에게 휴가였던 것이다.

잘 쓰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지쳐가는 일상에 잠시나마의 여유를 위한 내가 나에게 주는 아주 쉬운 휴가를 보내고자 글을 쓰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머리는 쓰지 않더라도 마음만은 쓰며 읽을 수 있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함께 마음을 쓰며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On Vacation.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