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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포아빠 Sep 10. 2023

민주당 이야기① 민주당, 개혁파가 사라졌다



나의 당이기도 한 민주당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생각은 많았는데 정리할 기회가 없었다. 


민주당에 개혁파가 없다. 


개혁이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고치고, 우리 사회가 한 걸음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새로운 길을 여는 일일 것이다. 개혁을 이야기할 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개혁은 총으로 윽박질러 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며칠만에 법을 바꾼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더욱이 목소리 크다고 될리도 없다.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고, 기존의 질서와 결별하며, 낯설지만 가야할 길을 가는게 그렇게 쉽게된다면 개혁을 아무나하게.


개혁은 단단한 철학과 내용 속에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절차적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실력과 비전을 갖춰야 한다. 


때문에 개혁은 지난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시간 속에서도 설득과 대화를 포기하지 않아야 하고, 흔들림없는 원칙과 가치를 견지하면서도 유연하게 귀를 귀울여야 하며, 실력과 인내를 가지고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런 개혁엔 자기 희생도 감수해야한다.


그런 개혁파가 지금 민주당에 있나?


본인들과 언론들이 자칭타칭으로 '개혁파' 더 나아가 개혁을 엄청 외쳐서 '강경파'라고까지 부르는 사람들을 떠올려보라. 그들이 개혁파인가. 내가 볼 때 그들은 '기분파'에 지나지 않는다. 개혁이 아니라 개혁을 하고 있다는 기분, 내가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자기만족, 그렇게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착각의 기분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실력, 인내, 대화... 그런것들이 있나.


소위 개혁파와 강경파가 국가보안법 폐지가 아니면 다른 길은 없다고 외치다가 독소조항도 못 고치고 국가보안법을 존치시킨 따끈따끈한 역사에서 남은 것이 ‘난 악법 폐지를 외쳤다는 기분’말고 무엇이 있나.


그들의 기분을 위해  희생되는 것은 사람들의 삶이다. 개혁은 커녕 너무 빠른 반동의 시대말고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우리 기분 좋으려고 정치하는게 아니다. 기분파가 아니라 개혁파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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