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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xxun May 27. 2018

당진 왜목마을 석문산 백패킹

아직은 봄이 아니네

오랜만에 퇴근박으로 왜목마을 백패킹을 다녀왔다. 백패킹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1박 2일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오랜만의 퇴근 박이라 서 야등 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작은 산으로 장소를 정했다.


왜목마을은 충남 당진에 있는 한적한 어촌마을이다.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꽤 유명해졌는데 서해 바다지만 왜목마을의 위치만 북쪽으로 솟아 올라 있어서 동해바다와 같은 일출을 볼 수가 있다.










석문산 아래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해변가에서 캠핑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10명은 족히 들어갈만한 큰 오토캠핑 텐트부터 2~3인용 백패킹 텐트에 알록달록 장식을 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캠퍼들이 해변 캠핑을 즐기고 있다. 석문산 정상에서만 백패킹을 하는 줄 알았는데

왜목마을 해변 자체가 캠핑장으로 꽤 알려진 것 같다. 석문산까지 10분 정도 등산을 하는 것도 힘들다면

석문산 아래 해변에서 캠핑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해변가는 너무 오토캠핑장 느낌이 났기 때문에 우리 일행은 원래 목적지였던 석문산 정상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해변가에서 10분만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 금세 정상에 도착한다. 지금 까지 올라본 산중에 제일 낮은 산인 것 같다. 산이라기보다는 언덕에 가깝다. 이렇게 금방 올라올 줄 알았으면 먹을 거라도 좀 더 챙겨 올걸 하는 후회가 된다. 항상 미니멀한 패킹을 하려고 하다 보니 이럴 땐 오히려 미니멀한 게 아쉽다.





나는 정상으로 올라오는 입구 바로 옆에 위치를 잡았다. 석문산 정상은 이 위치만 유일하게 평평하고 돌자갈이 없다. 2인 텐트 기준 2동 정도를 칠 수 있는 공간.




 10분 정도 오른 것 치고 꽤 괜찮은 풍경을 선사해 준다. 텐트 너머로 시원한 바다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촌 마을답게 고깃배들이 동동 떠나는 모습이 정겹다.










석문산에도 어김없이 밤이 찾아온다. 이제 봄인 줄 알았는데 

해가 진 뒤에 날씨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몸이 오들오들 떨리기 시작한다.

바닷가에서 밀려드는 습기가 찬 공기와 만나서 더욱 한기가 느껴진다.


"10분 다시 내려가면 따뜻한 곳에서 저녁 먹을 수 있는데.."

"내려가서 밥 먹고 다시 올라올까?"


진담과 농담이 섞인 대화가 오간다.

이렇게 가가는 박지에서는 금방일도 내려가서 추위도 녹이고 따뜻한 밥 한 그릇 먹고 

오고 싶다는 유혹에 금방 빠지게 된다. 하지만 백패킹을 왔는데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올 수는 없다.

결국 침낭까지 뒤집어쓰고 나서야 겨우겨우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아쉽게도 기대했던 일출은 보지 못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먼 바다에서부터 밀려오는 

해무 때문인지 하늘이 뿌옇다.






밤새 젖은 텐트를 말리기 위해 해가 잘 드는 곳으로 이동해서 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멀리서 밀려오는 해무에 갇혀 버렸다.

마치 영화 미스트에 나오는 장면처럼 하얀 해무가 우리가 머물고 있는 자리를 집어삼켰다.












항상 어느 정도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는 도시환경에서 살다가

산으로 바다로 아웃팅을 할 때면 자연은 예기치 않은 모습을 들을 보여준다.

갑자기 비가 오기도 하고 구름이 몰려들다가 다시 해가 뜨기도 한다.


환경을 미리 예상했다가 달라진 환경과 자연의 모습에 때론 실망도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어려움과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도 선사해주는 것이 백패킹이자 아웃도어인 것을 조금씩 깨달아 간다.



LNT : Leave No T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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