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인연
두 발과 입가는
따끈한 노란색이고
땅을 박차고
바람에 안기더구나
통통한 뱃살로는
시린 바닷바람 맡으면서
너는 쉼 없는 날개짓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구나
바람 한번 잘못탔다가
삐끗하고 물에 빠지기도 하고
낯선 이가 주는
해로운 새우깡을 반기며
힘을 내어 날아오르기도 하더구나
태어나 처음으로
한시간이나 소통했지만
나는 그저 안녕하고
스쳐갈 수밖에 없구나
내가 미처 다 헤아리지 못하는
너의 삶이라서
내겐 끼어들 용기도
판단할 자격도 없었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