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세상에서 나오라 하지 말고, 당신이 그 안으로 들어가라"
※ 이 영화는 장애인 인식을 바꾸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에 대한 영화도 아니다. 적어도 내가 볼 때는 나와 다른 존재와 어떻게 소통을 하면 좋을 지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잘생긴 정우성과 예쁜 김향기의 연기 속에서, 거북하지 않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소통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은 생각이 들 것이다. 누구와 함께 봐도 좋을 영화! 강추!
브런치 무비 패스 영화 시사회에 초대되었다.
<증인> ( Innocent Witness, 2018 )
드라마 | 한국 | 2019.02.13 개봉예정 |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이한
(주연) 정우성(순호), 김향기(지우)
(평가) "무겁지 않은 어른동화" - 조선비즈 | 안소영
한국 남자 배우 중 가장 잘 생겼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정우성, 그리고 귀여운 김향기 (쿨럭;;;)
신체 건강한 남성으로서 남자 취향은 아니나; 날로 연기가 편안해지는 정우성에 대한 애정과 기대는 시사회장으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시사회장에서 보는 포스터에는 '증인'이라는 국문 타이틀과 함께 <Innocent Witness>라는 영문 타이틀이 함께 있었다. 잘못 없는, 무고한, 악의 없는, 순진한 / 증인, 목격자... '순수한 증인 정도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자리를 잡았다. 생각은 지속되고,...
사실 시사회 전에 영화에 대한 정보를 살펴 보지는 않지만, 완득이로 알게된 이한 감독이 이번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조금은 궁금해졌다. 막간을 이용해 감독의 코멘터리를 보니, 이한 감독은 이 영화를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소통을 하는 영화"라 하였다.
'아, 무겁고 거친 영화는 아니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중에 이내 영화가 시작되었다.
치매 아버지와 함께 사는 '순호(정우성)'. 순호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 변호사다. 대형 로펌으로 옮겼지만 아직 '때'가 타지 않은 순호는 아버지의 빚을 성실히 갚고 있는 '월급쟁이'다. 그런 그에게 파트너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제안이 온다.
독거노인, 가정부의 살인사건 그리고 유일한 증인인 자폐 소녀. 매스컴에서 관심이 많은 사건이며, '기득권의 똘마니'라는 자신들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민변' 이미지의 순호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고액연봉과 신분상승, 그리고 법조계 기득권의 이너서클 inner circle에 합류한다는 달콤한 상상으로 변론은 시작된다.
순호는 그가 싸워야 할 검사가 유일한 증인이자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여고생 '지우(김향기)'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검사에게 지우와 어떻게 하면 잘 소통할 수 있는지 묻는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므로 지우와의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동생이 자폐를 안고 있는 검사는 순호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폐아들은 자기만의 세상에 갖혀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자기만의 세상에서 나오라 하지 말고, 그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이내 지우와 다양한 상황을 함께 겪으며, 결국 지우의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우를 '이용'하여 순호는 이긴다. 하지만, "저는 정신병자 입니까?"라는 순수한 지우의 말. 그 말은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도 순호를 괴롭힌다. 게다가 시민 활동을 하는 그의 오랜 친구는 변해버린 순호에게 '장사꾼'이라며 결별까지 한다. 여기에 ... 우성의 사건의 배후마저 눈치채 버린 순호.
직업윤리에 고민하며, 그것을 넘어 서기로 한 순호. 그는 결국 사건을 뒤엎고, 지우의 증언을 모두에게 이해시킨다. 결국, 성공가도는 버렸지만 더 가치 있는 것들(?...)을 건진 순호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필라델피아, 피고인, 혹은 도가니 처럼, 혹은 흔한 법정 드라마처럼 긴장감이나 갈등은 없다. 약자의 입장에서 미치도록 열이 뻗치는 영화도 아니다. "무겁지 않은 어른동화"라는 조선비즈의 안소영 기자의 평처럼, 이 영화는 말도 안되게 달달하고 말랑말랑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정우성의 잘생긴 얼굴과 연기의 즐거움 외에도 우리에게 몇가지 생각할 기회를 준다.
첫째, 일과 신념 사이의 갈등 앞에 선 우리들에게 '정의'에 대하여 날카롭게 이야기 함으로써,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 평범한 인물과 그들의 고뇌를 통해 우리의 관계와 소통에 대하여 생각하게끔 한다.
또한, 자폐를 안고 있는 동생이 있는 검사의 말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을 나오라 하지말고, 당신이 그들의 세상으로 들어가라는 것.
영화에서 순호는 지우를 이해하기 위해 자폐증 환자의 (<자폐증 환자가 보는 세상>이라는 제목의)영상을 보게 되는데, 그 영상이 궁금했다. 유땡땡에서 찾아 보니 있다. 영상 말미에 나오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 "Understand autism, the person and what to do."(자폐증, 그 사람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해주세요. 정도의 번역이 될런지...)
▶(확실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기억되는) 정우성이 본 자폐 영상 바로가기
우리는 우리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우리 또한 자신의 가정, 그리고 학교나 사회에서 배운대로 그대로 대입해서 세상을 인식하고 남을 평가하고 있지 않은가?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인식의 불완전함으로 똘똘 뭉친 도그마 dogma를 자신의 신념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적어도 지우는 타인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했다.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공부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인간의 심리와 마음과 태도와 생각은 얼마나 불완전한가? 사회적 약자를 다룬 법정 영화는 바로 이것을 건드린다. 사회적 고정관념,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이는 나에게, ‘정의’라는 엄중함으로 나를 화나고 답답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법정 영화에 몰입되고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비슷한 주제의 영화는 많이 봤는데, 영화가 끝난 후에 자문할 수 밖에 없었다. 사회적으로 불완전하다고 선 그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는 믿고 있는가? 라고. 그리고 이러한 개인적 편견의 덩어리들이 결국 사회적으로 갈등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미쳤다.
왜 갈등이 생기는가? 인간은 (인지적인)고정관념, (평가적인)태도와 편견, (행동에 참여하는)차별을 한다. 고정관념이란 한 집단의 역사적 이미지와 집단적인 사회적 재현에 뿌리를 둔다. 문제는 고정관념이 현실을 반영하는가 여부다. 대개 과도하게 일반화되는 것이 문제다. 고정관념화는 일련의 대상 사이에 유사성과 차이점을 지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다양한 관찰은 범주화 되고, 복잡성은 고착화 된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나와 선긋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급기야, 우리는 나와 다른 타인을 ‘타자화(他者化)’ 함으로써 특정 대상을 (말 그대로) 나와 다른 존재로 보이게 만듦으로써 분리된 존재로 부각시킨다.(말과 행동, 사상, 결정 등 모든 것을 통해...) 특히, 지금과 같이 온라인 상에서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대에 타자화는 양극화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당신의 고정관념과 세상의 인식에 대한 물음이라고 생각해 보며 마무리 한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자폐에 대한 인식개선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물론 메인 컨텐츠가 그러하니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메인 메시지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이라는 나와 다른 조금 다른 그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법원행정처의 <장애인 사법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았다. 첨부하오니 한번 쯤 읽어 보시면 좋을듯 싶다...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는 기본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으로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보편적 권리입니다. 장애인의 재판받을 권리 역시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한 정도로 보장되어야 하고, 장애인이 사법절차에 참가하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라는 머리말을 보며, 다시 한 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 본 영화평은 브런치 무비패스 제공으로 시사회에 참여한 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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