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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렌콩 Aug 22. 2018

미스테리멜로 드라마 "미스티"

미스테리 멜로& 고혜란의 치명적인 욕망에 대해서




미스티      / 연출 모완일


출연 전혜진, 김남주, 지진희, 진기주, 고준, 구자성, 

임태경, 이경영, 안내상, 김보연, 연운경, 이준혁, 이성욱, 

김수진, 김형종, 이아현, 정영기, 신강우, 남경읍, 강득종

방송 2018, JTBC


드라마 '미스티' 그 뜻은?

misty 
안개가 낀 흐린 상태





편성 : JTBC 2018.02.02. ~ 방영중/(금, 토) 오후 11:00 
드라마 미스티 줄거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 

그녀의 변호인이 된 남편. 그들이 믿었던 사랑, 그 민낯을 보여주는 격정 미스테리





한 구의 사체. 세 명의 용의자. 


누가, 왜, 그를 죽였는가.  
엇갈린 진술, 드러나는 진실. 
선과 악, 참과 거짓,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 
그 모든 가치들이 전복되고
실종돼버린 오늘에 대하여. 

오늘도 세상은 치열하게 달린다. 
더 많은 것을 쥐고, 더 높은 곳에 올라 
남보다 잘나고, 남보다 잘 살고 싶다고. 
그게 뭐가 나쁘냐고. 

성공을 향한 노력과 열정은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그렇게 성공을 향한 모든 동기는 선의로 시작된다. 
그러나 그 선의는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다. 

순수한 열정으로 이뤄진 성공의 실체는 
언제든 그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불안의 실체로 
바뀌어버리고,  한번이라도 성공의 단맛을 본 사람들은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어떤 뻔뻔한 거짓말도 어떤 파렴치한 
위선도 당당하게 사용할 줄 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 보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가 중요한 세상이니까. 

양심을 버리고, 가책을 외면하고, 
거짓이 진실인 척 위선으로 덮어버린 채, 

“오직 남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 살아남기 위해” 

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지금 잡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






드라마 미스티 인물 관계도



미스티의 인물들은 모두 분사된 촘촘한 안개처럼 저마다 제각기의 비밀을 품고 있다. 

허투루 사용되지 않는 개연성 넘치는 각 캐릭터들의 사연들은 촘촘하게 잘 얽혀져 있고, 
극중 대사와 플롯에 더욱 힘을 싣는다.







고혜란 : 김남주

성공의 경계에 선 여자 
고혜란, 그 이름 석자엔 수많은 상징이 담겨있다. 

성공한 여자. 아름다운 여자. 모든 걸 가진 여자. 그래서 닮고 싶은 여자. 
JBC 사회부 말단 기자로 출발, 9시 뉴스 앵커 자리를 꿰찬 지 올해로 7년. 혜란의 입, 혜란의 말은 신뢰의 다른 이름이며 그녀가 전하는 뉴스는 곧 팩트라고 세상은 믿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이 완벽함을 유지하기 위해 혜란이 얼마나 치열하고 아슬아슬하게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지. 하루가 다르게 치고 올라오는 싱그럽고 유능한 후배들을 견제하려면 함부로 늙을 수도 없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불우한 유년기를 함께 한 고혜란의 지인들. 

그들이 완벽했던 고혜란의 인생을 헤집기 시작한다. 
 

미스티 (JTBC 금토드라마) OST - Part 1              

아티스트 이승철

발매일 2018.02.17.



이승철의 <사랑은 아프다>

드라마 미스티가 끝날 때,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암울하면서도 음울하게 들리는 이승철의 OST도 미스티의 분위기에 한몫한다. 항간에는 송혜교와 이병헌 주연의 옛드라마 "올인"이 떠 올린다고 평가했다. 

이승철 특유의 거친 마무리의 음색과 낮게 깔린 그 반주와 무척 잘 어울린다. 때문에 한번 대박 낸 오스트 외에 무려 다른 가수도 아닌, 이승철이 한번 더 부른 다른 새 곡으로 내보낼 정도니.










눈가와 언더에 촘촘하게 칠한 붉은 쉐도우와 버건디 보라빛 풀립이 무척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여자, 배우 김남주의 이번 선택 "미스티"는 탁월한 선택이다.

김남주는, 자신의 독보적인 배우 이름을 깨끗이 지우고 극중 미스티 <고혜란>으로 완벽 빙의했다. 사실, 김남주라는 실제 이름보다도 고혜란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릴 정도다. 

한음 한음 내뱉는 딕션도 아주 훌륭하다. 때문에 진짜 앵커보다도 더 앵커같은 배우, 아니 캐릭터 고혜란.

(이건 뭔가 '배우 고준희가 고현정 주연의 드라마에 고준희란 이름으로 출연하여, 그 이름 그대로 연예계 필명으로 결정하게 됐다.'는 에피소드와 흡사한 거 아닌가. 공교롭게도 둘다 성이 '고씨'이다. 뭐, 그건 그렇고 암튼 무척 잘 어울린다.)

/

음 그러고 보니까, 이번 정당 한국당에 출마한 앵커 배현진, 청와대 대변인으로 유력한 후보로 지목받았던 극중 고혜란과 행보가 아주 흡사하다. 암튼 이 부분은 차치하고-










나는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정말 봐야한다면, 시청자들의 이목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 참신한 소재와 진정성 있는 대사와 줄거리, 한마디로 인정 받은 드라마만 시간을 할애하여 몰아서 시청한다. 근데 사실 그마저도 중도 하차 하곤 했다.

이번에 드라마 미스티를 선택했던 이유는 배우 김남주가 주연이라는 점과, 드라마 미스티를 집필한 작가 제인이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였다. 제인이란 필명으로 집필 중인 김재인 작가는 20년 넘는 이력을 가진 교양 작가 출신으로 알려졌지만,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란다. 그런데 이렇게 쟁쟁한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다니. 




낭만닥터 김사부              

연출 유인식, 박수진

출연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 임원희, 진경, 김민재, 변우민, 김정영, 최진호, 양세종, 윤나무, 장혁진, 태인호, 윤찬영

방송 2016, SBS


더불어 내가 최근 가장 재밌게 봤던 서현진, 한석규 주연의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집필한 강은경 작가가 위 미스티의 크리에이터로 함께 참여했다고 하니 더더욱 그랬다. 



앵커와 기자, 아나운서에 관련된 전문직들의 단어와 업무상 예견되는 탄탄한 스토리와 에피소드들이 아주 흥미롭다.

다만 미스티 초반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능력있는 선배 앵커 고헤란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후배 한지원을 의식하며 (물론, 올바르지 못한 후배의 빙썅짓 고구마짓에 아주 시원한 사이다를 뿌렸다는 점에서 무척 유쾌 통쾌했지만.) 여적여 구조로 몰고갔다는 점.

여자의 적은 여자(여자VS여자)라는 그 흔해빠진 구시대적인 발상과 대립이 거슬렸는데, 그건 작가의 큰 그림이었다. 

차후, 살인범으로 지목된 고혜란, 그로 인해 앵커의 사명감을 제대로 휘두를 수 없는 상황에서 발벗고 도와준 이는 후배 한지원이었고, 그 둘은 결국 서로의 얄미운 경쟁자(원수)가 아닌 동료로 탈바꿈한다.






미스티는 10회 만에 7% 시청률을 넘겼다. 예능 각축전이 벌어지는 금,토 오후 11시 편성임을 고려하면 아주 더할나위 없이 훌룽한 성적과 기량이다.


미스티를 집필한 제인 작가는 드라마 미스티를 통해 "사랑의 이면, 그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인터뷰했다. 
미스티라는 단어 그대로, 안개가 걷히고 난 후 드러나는 풍경의 실체처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기심, 갖지 못한 사랑을 향한 소유욕, 참을 수 없는 욕망 등 사랑의 이면, 그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케빈리가 사망한 이 의문의 살인 사건을 파헤칠수록 드러날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비밀스러운 관계와 그 이면, 그리고 그 진실을 향해가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각 캐릭터들의 사연과 치명적인 욕망과 그 진심에 대해서.



더불어 김남주와 지진희의 애틋한 사랑법으로 표현되는 19금 명품 어른 멜로도 미스티의 성공에 한몫한다



의문의 살인사건,
'케빈리의 죽음'에 대해서





드라마 미스티, 극중 중심 플롯으로 연계되는 케빈리의 죽음. 

극중 고혜란의 옛연인으로 등장하는 케빈리의 갑작스러운 그 의문의 죽음은 결국 살인사건으로 치부되고, 그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이야기는 고군분투한다.

그렇다면, 케빈리를 죽인 살인범은 누구인가?

지금까지 드러난 미스티의 스토리와 플롯상 살인범은 4명으로 압축된다. 하단 정리한 부분을 살펴보자.



1. 유년, 살인에 관련된 불미스런 기억을 지닌 고혜란이 케빈리를 죽였다.
2. 케빈리와 성스캔들을 일으킨 후배 한지원이 앵커 복귀를 위해 케빈리를 죽였다.
3. 빌딩 청소로 헌신하여 프로골퍼 만들어놨더니 허구헌날 바람피는 남편 케빈리, 캐빈리를 죽여야만 하는 개연성이 뚜렷한 아내 서은주가 남편 케빈리를 죽였다.
4.  아내 고혜란을 헌신적으로 사랑하여 자기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어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려는 남자 강태욱이 케빈리를 죽였다.

드라마에서 간간히 드러나는 메시지와 각 캐릭터들의 사연을 연관하여 지레짐작하자면, 

내 생각엔....
그러니까, 결론만 얘기하면.

살인범은 없다고 생각했다.

케빈리를 죽인 살인범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캐릭터, 극으로 치달을 수록 드러나는 진실들, 애초에 그 의문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었다면?




곱게 그럴듯하게 표현하면-

잔잔하지만, 깊은 수심을 간직한 그 고요하고 넓은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는 작은 조약돌을 던진다. 

날것의 언어로 표현하면-

고혜란을 괴롭히려 혈안이 된 케빈리가 그토록 나대다가 실수로 속도조절 잘못하여 빗길에서 추돌하여 들이받았고, 어이없이 죽어버렸다.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케빈리에 얽힌 각 캐릭터의 내밀한 사연과 비밀들로 인해, 운명적인 장난처럼 의도치않게 얽히고 설켰다면? 


이런 형태의 결말이었다면 어땠을까? 개인적으로 미스티의 마지막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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