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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렌콩 Aug 23. 2018

드라마 미스티 대본집<1,2권> 후기


3월 중순 즈음에 종영했던, 배우 김남주와 지진희 주연의 드라마 ‘미스티’ 시청률도 높았고, 배우들의 명품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배우 김남주는 미스티의 고혜란 캐릭터로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미스티              

연출 모완일


출연 전혜진, 김남주, 지진희, 진기주, 고준, 구자성, 임태경, 이경영, 안내상, 김보연, 연운경, 이준혁, 이성욱, 김수진, 김형종, 이아현, 정영기, 신강우, 남경읍, 강득종


방송 2018 JTBC









드라마 미스티 
대본집<1,2권>


그렇게 즐겨보던 드라마 미스티, 대본집을 1,2권 구매했다. 내 추천으로 뒤늦게 미스티를 정주행하던 U가 푹 빠져 대본집을 구매했고, 나도 따라 전권을 구매했다. 대본집을 구매한 드라마는 이번이 2번째다. 이북리더기가 있어 책 구입시 대부분 이북을 구매한다. 이번 미스티 대본에도 이북 버전이 있었다. 그러나 대본만큼은 활자로 인쇄된 종이책을 구매한다. 배우들이 대본을 받고 그 긴 대사와 지문을 탐독하며 이해하듯, 한장 한장 실체적으로 넘길 수 있는 두터운 책이 더 재밌다고 해야할까나. 

아무튼 몰입하며 애정하던 드라마였으니, 장면 하나하나 기억이 또렷하다. 
대사와 지문으로 이뤄진 대본집은 또 다른 신선한 장르였다. 드라마 만큼이나 푹 빠져서, 집중하여 읽어내렸다.





1권의 색상은 짙은 자줏빛-
2권의 색상은 짙은 남색빛-



점점 더 짙어지는 색상, 보색처럼 또렷한 표지 톤이 드라마에서 풍겼던 분위기와 플롯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드라마 메인 포스터에 등장하는 메인 주인공들의 제각기 다른 시선들, 대본집엔 오롯이 메인 주연인 고혜란과 강태욱이다. 
즉, “부부”













미스티 대본집은 각 총 1,2권이다. 


16부작으로 이뤄진 드라마의 구성에 맞게 적당한 분량이다. 일전에 김수현 작가의 대본을 구입했었는데, 그것보다도 더 훨씬 읽기 편하고 수월했다. 








부부란 어떤 관계일까,
사랑이란 또 어떤 걸까.

이 쉽고도 어려운 화두가

<미스티>의 시작이었습니다.



글 Line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했던 숱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사랑이라는 허울 뒤에 숨어 있는 질투, 자존심, 이기심, 희생, 자기애와 같은 수많은 감정의 편인들이 오롯이 드러나는 진짜 어른들의, 진짜 사랑을 이야기하는 <미스티>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나는 너 사랑 아니야. 그래도 괜찮아?”
“내가 사랑해. 너도 그렇게 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수 있어.”




올라가고 싶은 데가 어디까지인지, 아직 올라가보지 못해 모르겠다고 말하는 여자, 혜란.
그런 그녀에게 ‘내가 너의 명함이 되어 주겠다.’며 손 내민 남자, 태욱.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늘 엇갈렸다.

대한민국 최고의 앵커에서 옛 연인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쓴 채 나락으로 떨어진 혜란을 둘러싼 사람들의 비밀. 
갖고 싶고, 빼앗고 싶고, 지키고 싶은 욕망의 민낯. 안개 속에 부유하는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그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 지금 그 사랑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야말로 친절한 대본집이다.
대본의 첫장 부분에 이렇게 대본에 대한 기본 용어가 정리되어 있다.


시나리오 용어 정리


S : 스크린, 장면이라는 의미로 동일 시간 동일 장소에서 이뤄지는 행동. 대사가 하나의 씬으로 구성된다.
Insert : 인서트. 화면 삽입. 무언가에 집중시키거나, 자세히 설명하기 위한 장면을 삽입하는 것으로 특정 부분을 확대하는 클로즈업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E : 이펙트, 효과음. 주로 화면 밖에서의 소리를 장면에 넣을 때 사용한다.
F : 필터, 전화 수화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소리 
OL : 오버랩, 현재 화면이 흐릿하게 사라지면서 다음 화면이 서서히 등장해 겹치게 하는 기법, 소리나 장면이 맞물린다.
플래시백 : 과거에 나왔던 씬을 불러오는 것. 주로 회상하는 장면이나 인과를 설명하기 위해 넣는다.
플래시컷 : 화면과 화면 사이에 인서트로 삽입한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 화면의 속도를 증대시키거나 시각적인 충격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사용된다.
프레임인 : 피사체가 카메라 화각 안으로 들어오는 것.
프레임 아웃 : 피사체가 카메라 화각 바깥으로 벗어나는 것.
페이드아웃 : 화면이 서서히 어두워지는 기법
페이드인 : 어두웠던 화면이 서서히 밝아지는 기법
몽타주 :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의 컷들을 이어붙인 장면.
Cut back : 각기 다른 화면을 번갈아 대조시키는 기법으로, 주로 같은 시각 두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각기 다른 시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다.
Dis : 디졸브, 하나의 화면이 다음 화면과 겹치면서 장면이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드라마 미스티 대본집<1,2권>












드라마의 결정적인 메인 사건-

케빈리의 죽음



모두들 당연하겠지만, 나는 이 장면이 제일 긴장감 넘치고 조마조마했다. 이렇게 활자로 인쇄된 대본을 읽는데, 고혜란의 단호하고 또렷한 딕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미스티가 종영한 지 벌써 몇달이 지났는데도, 캐릭터 고혜란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고작 대본을 읽는데도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또렷하게 재생된다. 물론 그 음성들도.











최형식 : 이번 주중으로 뉴스나인 정리 해 주시고, 공식 발표 시점가지 주변 정리 해 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만.
혜란 :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최형식 : (본다.)
혜란 : 분명히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건에 연루돼 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대변인으로 내정하신 이유를 듣고 싶네요.
최형식 : 논란의 소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혜란 앵커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십보단 당신의 말을 더 믿고 있다는 뜻으로 위에서는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나마 당신만한 인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혜란 : (본다.)
최형식 : 솔직히 저는 고혜란 앵커에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결정을 내린 분도 역시 마찬가질 겁니다.  당신의 결백, 당신의 가치 역시 그걸로 증명 해 보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서은주의 집에서 발견한 고혜란의 자동차 블랙박스 속, 케빈리와 키스를 나누고 있는 아내의 영상을 확인한 강태욱의 연기 부분이다.

블랙박스 칩을 복구 시킬 수 없도록 3번 4번 끊임 없이 삭제하고 또 삭제하는 강태욱,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하나뿐인 아내가 자신은 그저 사랑이 아닌 “필요하다.”라는 잔인한 말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다. 연기로 내비쳤던 장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물론, 강태욱은 위 대본 지문이 나오는 시점 전부터 이미 케빈리를 살해했다. (물론, 완전히 고의가 아닌 실수였지만....) 때문에 이 블랙박스는 살인자로 몰린 아내의 결백을 주장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서인 셈인데, 당연히 지워야 할 수 밖에.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가 살인자로 몰렸지만, 모순적이게도 공교롭게도 그 진짜 살인범은 자신이었으므로. 

엇갈린 부부의 사랑이, 일련의 과정 속에서 서서히 또렷해진다. 그리고 비로소 제 자리를 찾는다. 그러나 그뿐이다. 그 마지막 제자리는 공교롭게도, 온전한 제자리가 아닌 파멸과 추악하게 번진 사건이란 조각난 뱃조각 위일 뿐이다. 
그리하여 사랑의 이면은 명확하게 “증오”다. 달콤해야하는 사랑에 왜 이런 정반대의 단어가 붙여져야 하는가. 의구심이 들겠지만,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투하고, 욕망하는 그 감정들이 혼란스럽게 소용돌이쳐 결국 “애증”으로 탈바꿈 되는 듯 싶다.


대본은 훌륭했지만, 
결말은 결코 훌륭하지 않았다.

그게 조금... 
진심으로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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