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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렌콩 Aug 27. 2018

미나토가나에 소설 <고백> VS 영화 <고백> 비교


미나토가나에 소설 
<고백> VS 영화 <고백> 비교










작가소개
미나토 가나에 (湊 かなえ, 1973년 ~) 일본의 추리 소설가
히로시마 현 인노시마 시 (현: 오노미치 시)에서 태어났다.
제2회 BS-i 신인각본상 가작입선
제29회 소설추리신인상 (〈성직자〉)
슈칸분슌 미스터리 베스트10 제1위 (《고백》)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제4위 (《고백》)
제6회 서점대상 수상 (《고백》)
-영화 소개
고백 (告白) 
제작년도 : 2011 .03 .31 
장르 : 추리 공포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 소설 <고백> 영화 <고백>의 줄거리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






중학교 교사인 유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교탁 앞에서, 자신의 딸 마나미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수영장에서 익사한 단순 사고사가 아닌, 반 애들 A와 B에 의해 살해당한 ‘진실’을 이야기 한다. 어차피 이 진실을 경찰에게 털어 놓아도 ‘소년법’에 의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른 복수로 유코는 에이즈에 걸린 자신의 남편의 피를, A와 B가 방금 마신 우유에 섞었다고 말한다. 에이즈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의 파급력은 실로 컸다. A와 B와 유코, 다른 주변 인물들의 ‘고백’으로 이루어진 장면들이 순서대로 이어진다.  과학에 천재적인 감각을 보이는 소년 A의 과거사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가 중점이다. 어머니가 나를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과 갈망은, 발명대회에 수상함으로써 자신을 드러내려 했지만 때마침 청산가리로 일가족을 살해한 13살 소녀의 ‘루나시 사건’으로 인해 제 수상이 묻혀 지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살인’에 관심을 품게 된다. 결국, 소년 B를 끌어 들이고 평소 제 맘에 안 들어 하는 담임인 유코 딸 ‘마나미’를 살해한다. 이야기와 사건이 진전 되고, 가장 이기적이고 생명들의 소중함과 가치를 모르는 A는 결국 자신을 따르는 소년 ‘미즈코’까지 살해한다. 



<기절한 마나미를 수영장에 빠트리는 소년 B>



사실 소설과 영화의 다른 점은 별로 없다. 시점의 순서와 플롯까지 소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옳겨 와서 소설과 무척 흡사했다. 자신의 딸이 살해당했다고 털어 놓는 교사의 담담한 어조까지 그대로였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역시 영상으로 표현 된 잔상들과 추가 된 장면들을 더 (당연하겠지만) 생생하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봤는데 의외의 느낌이었다. 책은 좀 더 차분하고 절제 된 느낌인 반면에 영화는 지나치게 슬로우 모션이 많은 장면과 가끔, 발랄하면서도 기이한 음악들이 어울리면서도 안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소설에는 없던 내용이었는데 제일 좋았고 명장면과 명대사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소년 A의 고백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나는 엄마를 골목 어귀에서 바라보며 때마침 아이들이 그 주변에서 비눗방울을 불었고, 비눗방울 하나가 A의 귓가에서 터졌다.
“그 때 내게 들렸다. 소중한 것이 사라지는 소리가.” 
영상으로 표현이 잘 됐다. 소년 A의 슬픈 심정을 책보다도 더 잘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과 손가락 끝에 앉은 나비, 창문을 통해서 추락하는 접시조각. 붉은 핏방울이 투명한 물속에서 잔잔하게 퍼지는 장면, 슬로우 모션으로 처리한 물웅덩이 등. 무언가 알 듯 모를 듯 의미가 담긴 그림 같은 잔상들이 섬뜩하면서도 감각적이었다.




“나도 들었어요, 소중한 것이 사라지는 소리를. 파밧이 아니고 콰쾅!하고,”

<작가와 감독의 의도>


-근래 청소년 범죄는 극성이다. 각종 왕따와 학교 폭력, 살인 의도와 동기는 단순하고 소소해서 어이없을 정도이다. 살인의 방법 또한 지능적이고 잔혹하기 그지없다. 제 자신에게는 이유 있는 살인이 될 지어도 살인은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소년 A와 B는 담임교사의 딸을 살해했다. 교사는 어린 살인자들에게 자식을 잃은 슬픔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교사의 치밀하고 처절한 복수로 인해 A와 B는 의도치 않게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게 된다. 하나의 사건이 누군가의 입장에서 어떻게 느껴지고 달라지는 지를 꼬집어서 비판했다. 그리고, 
“내 자식은 뭘 하던 용서 받아야 해, 불쌍해.” 
제 자식만큼은 과잉보호하는 B의 어머니와 소중한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모든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소설과 영화의 구조는 흡사했다. ‘OO의 고백’ 책에서 나눠졌던 페이지와 주인공의 시점이 바뀌는 것, 첫 장면에서 교사가 A와 B가 마신 우유에 에이즈를 섞었다는 고백은 사실, ‘거짓말’이라는 반전과 A의 대량학살 계획에 사용된 폭탄은 교사의 계략으로 인해 A가 제일 사랑하는 어머니의 강의실에 설치 된 것. 흡사한 부분들이 당연히 많았다.

살해의 죄책과 에이즈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믿음이 결국 스스로의 파멸로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심리묘사가 잘 되어서 읽고 보면서도 깜짝깜짝 놀랬다. 살인자를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살인자 A가 어떤 마음으로, 환경에서 살았기에 그런 싸이코적인 생각을 품게 됐는지 의아했지만, A의 시점에서 나열되는 고백을 통해서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이해 할 수 있었다. 

소설을 가장 먼저 읽었고, 얼마 안 있어서 영화화 소식을 들었다.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었던지라 기대에 부푼 맘으로 바로 영화를 보러 갔었다, 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흡사했지만 느낌만은 무척 달랐다. 개인적으로 영화보다는 소설이 더 흥미진진하고 좋았다. 살인 의도는 없었지만 살인을 한 B와 살인 의도는 있었지만 살인을 못 한 A. 이 둘의 차이점과 그 후의 스토리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판이하게 달라진다. 진짜 복수가 어떤 것이고,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의 처절함과 비극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요란한 복수가 아니라 그대로 똑같이 되  갚아 주는 가장 무서운 복수. 가장 덤덤하면서도 우아한 복수. 무엇보다도 각 캐릭터의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긴장 넘치는 생생한 심리 연출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이것이 나의 복수입니다. 진짜 지옥... 이제부터 당신의 갱생이 시작 된 겁니다. 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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