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Valerie Lee
Nov 04. 2022
배우 도전 일기 #18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
내가 배우로서 성공해서 세상에 도움이 될까..?
요새 그런 고민을 한다. 내가 세상에서 내가 원하는 일로 성공을 한다는 것은 결국 그 원하는 일이 세상이 내게 도움을 바라는 바를 실천하고 있다는 뜻일 것 같다. 내가 배우로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성공을 거둠으로 인해 과연 세상에 그만큼의 가치를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때 나에게 어떤 "기준점(standard)"를 제시해주는 이들은 바로 내 생에 최고의 스타 - BTS다.
나는 방탄소년단의 팬, 즉 ARMY(아미)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 심지어 자체 콘텐츠와 브이 앱을 통해 그들로부터 받는 위로와 일상적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세상을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나에게 그들은 인류애를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내가 누군가를 향해 아직도 오로지 축복, 응원과 사랑만 보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상기시켜주는 고마운 일곱 명의 스타들이다. 그들의 팬이 된 지 이제 3년 정도 되어가는데, 그들을 통해 내가 꾸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내가 갖춰야 할 태도나 가치관 같은걸 많이 배운다.
자고로 스타란, 또는 배우란- BTS가 내게 그러하듯 남에게 존재 자체로 위로와 기쁨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난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엄격한 것이 바로 그런 이유 아닐까. 그들이 아무리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이 그들의 연예인(배우/가수/방송인 포함) 자격을 박탈시키는 게 아닐까.
사실 그래서 나도 내가 배우 지망생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지내려고 한다. 예를 들면 정말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상식을 넘어선 무례하고 어처구니없는, 예의 없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 그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쪽으로 생각하고자 하는 것 같다. 왜냐면 내가 그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단죄하는 태도를 지녔을 때, 그들도 나에게 나중에 악플을 달 수도 있다는 걸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좀 속물같이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정말 그렇게 조금 내 마음을 다스리다 보면 나에게도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고 평화롭게 일상을 보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어쨌든 내가 과연 단순히 연기를 하는 사람을 넘어서 돈을 많이 버는, 다른 말로 대중의 인정을 받는 스타가 되려면 나는 내 존재로써 많은 기쁨과 위로를 남에게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러기에 많이 인격적으로 부족한 사람 같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상처받고 나름의 사연이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주 망각하고 단죄하는 마음이 자주 드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원하는 스타&배우가 될 수 있을지, 내가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럽긴 하다.
아주 만약에 내게 소위 "뜨는" 기회가 주워진다면, 나는 정말 예능에 자주 출연하고 싶다. 나는 알고 보면 사실 굉장히 웃긴 사람이니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위 있어 보이는 모습보다는 좀 웃긴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늘 불안하고 인간관계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연기자로 생활하는 내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고 자가 치유를 하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방탄을 보면서 그렇듯.
사실 내가 정말 배우로서 네이버에 올라갈 정도의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정말 그 누구도 모른다. 나도 잘 모른다. 확신을 가져야 성공한다던데 나는 너무 시니컬해서 세상사 내가 확신을 가지든 말든 다 될 대로 되는 것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이 앞선다. 만약 내가 배우가 되지 못하더라도, 나는 앞으로 오로지 "내가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살고 싶다. 배우로 활동을 못한다 하여도, 내 존재 자체로 상처받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힘이 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돈도 잘 벌 수 있으면(나는 솔직하다.ㅋㅋ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좋겠다.
내가 이 일기를 쓰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배우라는 꿈을 꿔 나가는 여러 사람들에게 언젠가 내 진솔한 기록이 와닿아 힘이 될 수 있으니까 남기는 것이다. 마치 안나의 일기를 안나가 죽은 후에 읽은 여러 사람들이 용기를 얻었듯.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안나의 일기"처럼 문학이 되고자 하는 의도 없이 문학이 되어 버린 한 인간의 진실된 기록이 참된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내가 나 자신에 대해 품은 소망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나는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 특히 몸이. 나는 생리 전 증후군을 심하게 앓고 있어서 한 달의 절반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남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의 기본은 내 상태를 기분 좋게 유지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예전에는 사실 기분이 나쁘고 신경질 적이면 신경질 적인 대로 살았지만 요새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 후로는 사명감을 가지고 내 건강을 챙겨야겠다 다짐한다.
방탄소년단 진이 추천하는 우루사도 매일 먹고, 엘-아르기닌, 마그네슘, 비오틴, 히알루론산, 멀티 비타민, 유산균, 산양유 초유 단백질 분말 등등 몸에 좋다고 하는 건 다 먹고 있다. 좋은 사람이 되어 내 주변까지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은 말처럼 클리셰 하지도, 단순하지도, 쉽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