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에서 벗어났지만 마황의 작용으로 잠못이루는 밤...
이번 무기력은 정신적 무기력, 신체적 무기력 모두 였던 것 같다.
지나친 운동, 배드민턴 텃세에 대한 힘듦 그리고 떨어진 자존감과 나의 현상태
[CBS 라디오]에서 곡을 설명해주셨던 피아니스트 분이 한말에서 눈물이 났다. 라흐마니호프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는데,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울증 혹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굉장히 인간적이다라고. 그리고 슈만이나 라흐마니호프가 겪은 어둠과 힘듦으로 후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이 아닐까라고 하니까. 나도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스토리로 타인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너무 좋은 것 아닐까.
원래 3년 사이에 15-16키로가 찌면서 자존감이 떨어졌다. 나의 무거운 몸과 맞지 않는 옷... 다이어트는 평생 크게 해본적이 없어서 살이 빠지지 않는 몸이 원망스러웠다. 아니 식욕을 줄이지 못하는 내가 힘든 것은 아닐까? 그 뿐만 아니라 내가 벌인 일을 감당해야하는 것... 해고가 되어서, 카드값이 밀리고 벌어둔 돈을 다 쓰는 일이라던가. 다시 제로부터 시작해야하는 조급한 마음, 그 모든 것이 함께오면서 나를 잠식했다. 그리고 나는 영상과 폭식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시 구한 일을 하는 곳에선 졸고, 업무도 제대로 못해냈던 것 같다.
다행이도 지금은 그 굴레를 빠져나와서 업무도 하고 운동도 하고 나의 원인에 대해서 명확히 알게 되었지만, 그 상황이 되면 빠져나오기가 너무 힘들다. 그래서 요즘 친해진 카페 사장님과 대화를 나눴던 내용이 좋아서 공유를 하자면, 한동안 친해졌다가 잠수를 탔더니 걱정을 하셔서 오랜만에 회복된 모습으로 카페에 가서 나의 힘듦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무기력할 때 걷기와 같이 특정 행동을 미리 세팅해 두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무기력하면 씻는다.
스트레스 받으면 요리를 한다.
회사에서 지치면 걷는다.
늘 그렇듯이 무기력과 경조증은 나를 찾아오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 나아질 것이고 나를 잘 돌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