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공부와 지나친 보상에서 해방되기

by 용맹한 바닷가재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래 잘 지냈니?

-네 선생님은요?

나도 잘 지냈지.

-지난번 알려주신 파생효과와 정신적 대비 기법 덕분에 집중력이 높아졌습니다.

어떤 면에서 변화가 된 것 같니?

-일단, 방을 깨끗하게 청소하니까 주의를 끌만 한 게 없어진 게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그랬구나. 잘 됐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왔니?


-음... 제가 공부를 오랜 시간 하긴 하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요.

어떤 의미지? 고통스럽다는 게

-그러니까, 억지로 한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뭐,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 지금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오랫동안 앉아서 공부만 한다는 현실이 너무 고통스러워요.

그렇구나.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을 수치화한다면 몇 점 정도 될까? 10점 만점 중에...

-글쎄요. 7~8점 정도요?

꽤 높은 편이구나. 그럼, 오늘 선생님과의 상담 목표는 무엇으로 설정하면 좋을까?

-음. 고통도 고통인데요. 사실, 그 날 공부를 마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시간들이 문제예요.

공부한 시간보다 그 이후가 문제라고?

-네, 공부하는 시간이 고통의 연속이다 보니 어떻게든 그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주고 있니?

-컴퓨터 게임을 한다든지...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들을 봐요. 먹방이나 화면 전환이 빠른 웃긴 영상들이요.

뭐, 그 정도는 누구나 하는 정도의 스트레스 해소법 아니니?

-문제는 그 시간이 길어요. 게임이나 유튜브 영상 시청을 새벽 4시까지 하고 자요.

그럼, 수면시간이 부족하겠구나?

-낮잠 포함해서 하루 평균 4~5시간 정도 자는 것 같아요. 공부 시간을 줄일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밤새 스트레스 푸는 활동을 하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드니?

-다음 날 공부를 위한 컨디션을 망쳤다는 생각이 들면서 후회가 돼요. 그래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것 같아요.

그렇구나. 그럼, 오늘 상담의 목표는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덜 고통스러운 공부와 보상 시간의 절제가 좋을 것 같아요.


아까 공부를 할 때 극도로 고통의 감정을 경험한다고 했는데.

-네, 맞아요.

마음이 평온하지 않다는 말과 같을까?

-네, 그런 것 같아요. 50분 집중하고 10분 쉴 때마다 한 숨을 쉬면서 답답해 해요.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이 공부를 또 해야 한다는 생각이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공부에 대한 압박이 고통스럽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구나. 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고 말이야. 고통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구나.

-네, 선생님 맞아요.


상철아.

-네 선생님.

공부는 네 인생에서 무엇이니?

-네? 갑자기요?... 음.. 안 하면 안 되는 것.

두 가지만 더 이야기해보겠니?

-열심히 하면 원하는 대학 진학과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과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것이요.

그렇구나. 그럼, 상철이한테 공부는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아니면 안 해도 되는 일이니?

-어차피 해야 될 일이죠. 하기 싫어도요...

그런데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공부 같은 일이 또 있을까? 없을까?

-또 있겠죠? 직장에서 일을 한다거나 집안일을 한다거나. 뭐 그런 거요?

그렇지. 그런 것을 ‘부지런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라고 부르자.

-네.

그런, 일들을 할 때마다 고통을 느낀다면 어떨까?

-인생 정말 불행할 것 같은데요?

그럼 그때마다 지금처럼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어떻게 될까?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과 같다면 밤새 술 마시면서 풀 것 같은데요?

그런 삶을 원하니?

-뭐, 가끔이야 그럴 순 있지만, 그런 방식에 중독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지,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해. 자, 이렇게 생각해 보자. 어차피 해야 될 일에 대해서 생각을 달리 해보는 거야.

-어떻게요?

혹시 스님들께서 새벽에 일어나셔서 108배하시는 것 본 적 있니?

-네, 예전에 tv에서 봤어요.

그분들은 그런 수행을 하시면 힘드실까 편하실까?

-힘들 것 같아요. 매일 수험생 같은 삶이실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수행을 하시고 식사는 어떤 것을 드시지?

-나물에 밥?

자극적인 반찬이 없는 담백한 식사를 하시지. 그런 식사로 스트레스가 풀릴까?

-안 풀릴 것 같은데요?

그런데 그분들은 어떻게 그런 삶을 매일 사실 수 있을까?

-그러게요. 그래서 대단한 것 아닐까요?

그럼, 일반 사람들은 그런 삶을 살지 못할까?

-어렵지 않을까요?


상철아.

-네, 선생님.

상철이가 하는 공부를 깨달음을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해 보자.

-깨달음이요?

그렇지. 단순히 대학 진학과 사회적 성공과 같은 외적 목표가 아닌 내적 목표를 세워보는 거야. 공부를 통한 감동과 깨달음 경험하기. 말이야.

-공부를 통해서 감동과 깨달음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가능하지. 그 생각을 갖고 공부를 한다면 공부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단다. 더 이상 공부가 미래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것이지.

-공부 그 자체에 목적을 두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지. 공부하는 행위에 온전히 집중하는 거야. 그리고 그 시간들을 통해서 감동과 깨달음의 요소들을 찾아보는 것이지. 평온한 마음으로... 이 공부를 해야 내 미래가 달라져가 아니라 공부라는 행위를 통해 내가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해 보는 것이지.

-공부가 나를 완성시킨다.... 좀 어렵지만, 어떤 의도로 말씀하시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 앞으로 공부를 하기 전에 이렇게 생각해봐. 어치피 해야 할 일이다. 저항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자. 그리고 보물 같은 삶의 가치를 찾아보자 라고 말이야.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면 공부가 끝난 뒤에 지나친 보상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을거야.

-네, 한 번 해볼게요. 혹시 감동이나 깨달음 같은 것들이 오면 바로 말씀드릴게요 선생님.

그래, 선생님은 상철이가 공부를 통해 단순히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