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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Dec 01. 2020

운전 연습을 통해 알아보는 삶을 대하는 태도

목적지에 가고자 하는 단호한 결심과 행동

10년 전 면허를 딴 아내가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매주 한 번씩 운전연습을 하고 있다. 아내는 운전석에 앉자마자 당황하시 시작했다. 뭘 해야 하지? 나는 일단 사이드미러 위치를 조정하고 브레이크를 밟은 뒤 파킹 상태에서 r로 전환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아내는 알겠다고 하면서 아까 켰던 시동을 껐다. 시동을 켰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다시 시동을 켜고 내가 말한 대로 미션을 r로 위치시키고 후진을 했다. 다시 d로 바꾸고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차들이 별로 없는 시간대라 두려움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내는 떨고 있었다.


교차로에 도착했다. 양쪽에서 차가 한대도 오지 않았지만, 아내는 액셀을 밟지 못했다. 나는 “출발하세요”라고 말했고 아내는 그제야 천천히 액셀을 밟기 시작했다. 제한속도가 50km인 도로에서 아내는 30km로 달렸다. 초보자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더 밟아도 된다고 했다. 아내는 시속을 50km까지 올렸다. 하지만, 뒤에서 차가 오는 것을 봤는지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속도를 왜 줄이냐고 물었더니 긴장돼서 그랬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기술적인 운전 레슨을 하면서 동시에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운전하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두려워요?”

“사고 날 까 봐 두렵죠.”

“사고가 나면 안 돼요?”

“그럼요, 사고가 나면 다치잖아요. 죽을 수도 있고.”

“그럼, 당신은 운전석에 앉으면 사고 날 걱정부터 하나요?”

“네, 사고를 안 나게 하기 위해서 온 신경을 다 쓰죠.”

“그럼 정신이 어때요? 스트레스가 많지 않나요?”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차를 못 믿어요?”

“아니요. 저를 못 믿어요.”


“왜죠?”

“초보니까요.”

“좋아요. 그럼 이렇게 생각해봐요.”

“나와 차는 하나다. 차는 내가 의도하는 대로 움직여주고 나를 지켜준다. 그리고 내 주변에 다니는 차들의 운전자들은 내가 운전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이다. 내가 조금 실수를 해도 알아서 비켜가고 대처를 잘하시는 분들이다.라고 말이에요. 내가 사고를 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사고가 날 확률은 높아질 거예요. 실제로 사고가 나면 당신은 두 번 다시 운전대를 잡기가 어려울지도 몰라요.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놀랍게도 그런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요.


그런 생각이 어느 정도 사라졌으면 나는 목적지까지 그냥 간다!라고 생각하세요. 그냥 간다라는 생각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손과 어깨, 발에 힘이 빠질 거예요. 그러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 액셀을 밟는다거나 무리하게 끼어들어서 사고를 유발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냥 흐름대로 흘러가는 대로 가다가 차선을 변경하고 멈추고 또다시 가면 돼요.


도로는 인체로 말하자면 혈액과 같아요. 당신이 긴장하고 사고가 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문제가 발생할 거예요. 그러니까 좋은 생각과 편안한 마음을 가져보세요. 내 차와 주변 차량 그리고 도로는 나를 위한 실크로드라고 생각하세요. 마음이 안정되고 평온한 상태가 되면 어느새 운전이 쉬워질 거예요.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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