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쓰나미처럼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밀려온다. 한 가지도 벅찬데 두세 가지 일이 동시에 닥치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럴 때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의 무게에 짓눌려 깊은 우울감에 빠지거나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성장에 해가 되는 일에 몰입하곤 한다.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내에 감정의 빌딩에 깔린 나를 구출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대통령 후보가 당대표와 갈등하고 있다는 뉴스보다 중요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첫째, 내가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지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생각만으로는 정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글로 직접 써 본다. 노트나 컴퓨터에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어 본다. 그리고 그 문제가 나에게 어떤 의미이고 어떤 측면에서 걱정이 되거나 불안한지 느낌을 최대한 많이 써 본다. 내가 쓴 글은 아무도 보지 않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생각나는 모든 것을 적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내가 어떤 이유 때문에 지금 기분이 안 좋은지 알아차리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둘째, 보통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과도한 코르티솔 호르몬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상태가 되기 쉽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받는 상황 전에 내가 늘 하던 루틴들을 생각해 본다. 기상 후 명상, 퇴근 후 러닝과 같은 루틴들이 있다면 그러한 것들을 다시 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본다. 그리고 최대한 생각을 내려놓고(물론 쉽지 않다.) 하기로 한 활동에 집중한다. 한 가지 활동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다음 활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최대한 현재 하고 있는 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계속 반복한다.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상태로 만들자.
셋째, 이 시기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영화,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들을 보지 않는다. 최근 OTT 서비스들을 보면 경쟁 때문인지 몰라도 자극적인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부, 힘의 양극화를 다룬 콘텐츠가 주를 이루는데 그런 콘텐츠들을 많이 보게 되면 내가 처한 상황을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웃을 기분이 나지 않더라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자. 웃기면 웃자. 뇌를 속이는 것이다. 마음은 웃고 싶지 않지만 입이 웃고 있으면 뇌는 기분이 나아지고 있다고 착각한다.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기분이 훨씬 나아질 것이다.
넷째, 내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책을 읽어 본다. 종교가 있다면 해당 종교에서 유명인이 쓴 책을 읽으면 좋고, 종교가 없더라도 저명한 종교지도자, 영성 지도자가 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그것도 싫으면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고 성공한 저자들이 쓴 책을 읽어보자.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서진규>,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김수영>을 추천한다. 인상 깊은 구절이 나오면 밑줄을 긋고 여백에 느낀 점을 한 줄 정도 써 본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노트에 옮겨 적거나 한글문서에 적고 느낀 점을 써 보자. 저자와 상담을 한 것 같은 느낌은 기분을 한결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
다섯째, 고민하고 있는 문제만 따로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자. 예를 들어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한 시간 동안만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그 시간 전과 후는 생각하지 말자. 그래야 당신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강한 멘털의 소유자라고 할지라도 이 원칙을 삶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걱정과 불안의 늪에 빠져 삶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인생은 수행의 연속이다. 수행은 절이나 수도원에 있는 성직자만 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그들보다 일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힘든 수행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받아들이자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수용하자.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나의 심신을 강하게 만들자. 나의 스트레스 요인들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하자. 알아차리지 못하면 방어도 할 수 없다. 인간은 생각보다 강하다.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믿고 끊임없이 단련하자. 강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그 어떤 나라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내가 강하면 외부의 상황들로 인해 휘둘리지 않게 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