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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맹한 바닷가재 Jan 04. 2022

오디션 프로를 보면 좋은 점 3가지

1. 기다림

 아이가 생기고 TV 수신을 안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TV를 볼 일이 없어졌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에서 싱어 게인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일부 영상을 보다가 본방송을 챙겨보게 됐다. 싱어 게인은 내가 유일하게 본방을 기다리는 프로다. 요즈음 한동안 잊고 지냈던 기다림의 즐거움에 푹 빠져 살고 있다. 돌이켜 보면 많은 기다림이 있었다. 데이트 장소에서 연인을, 친구들과 MT 가는 날을, 생애 최초로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나이는 늘었지만 기다림의 횟수는 줄어들었다. 그나마 있는 흥미로운 기다림은 내가 투자한 주식회사의 실적 발표를 기다리거나 처음 도전해 보는 음식을 기다리는 정도다. 애절하고 간절한 세로토닌의 기다림이 아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도파민의 기다림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노래 경연대회를 보면서 잊고 지냈던 감성의 기다림이 다시 살아났다. 이번엔 나를  얼마나 감동시킬까? 심사위원들은 얼마나 감동을 받고 공감하는 심사평을 들려줄까? 설레고 기분 좋은 기다림을 즐기게 됐다. 즐거운 기다림은 평범하고 다소 지루할  있는 삶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 준다.


2. 명곡의 발견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알지만 잊고 지냈던 명곡을 발견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심사숙고한 노래이기 때문에 명곡을 위주로 선곡을 한다. 덕분에 플레이리스트에 새로운 곡이 추가되고 잊혀진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돈을 모으는 것은 내 삶을 보다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데 도움이 되고, 명곡을 모으는 것은 내 삶의 감수성을 보다 충만하게 해 주는데 도움이 된다.


3. 좋아하는 대상의 발견 

  경연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계속해서 좋아하고 응원하고 싶은 참가자가 생긴다. 인생을 살다 보면 기존의 알던 지인들과 가족들 외의 사람을 만나 좋아하기가 어려워지는데 대중문화예술과 미디어의 발전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대상을 좋아하게 될 수 있는 것 같다. <행복의 정복> 저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외부의 대상에 흥미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의 지름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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