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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밸류챔피언 May 01. 2019

SK텔레콤: 국내 최대 통신업체에 숨겨진 투자기회

밸류챔피언 코리아의 첫 투자분석 시리즈에서는 우리나라 최대의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최신 2018년 사업보고서를 탐구해 보았습니다. 지루한 산업으로도 보일 수 있는 SKT의 통신사업 내면에는 흥미진진한 미래 비즈니스와 상승 잠재력이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통신업계 점유율 40%를 자랑하는 SK텔레콤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통신업체로, 투자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지루한 회사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나름 성숙한 시장이고, 통신 3사 모두 통신요금과 보조금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어 주가가 침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밸류챔피언 분석 결과, SK텔레콤은 향후 수년 내에 투자자들에게 큰 밸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대변화의 기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복잡한 지배구조 속에 숨겨진 투자 가치


국내 통신시장의 몇몇 경쟁사와는 달리, SK텔레콤은 자회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각각의 자회사가 해당 산업군 내에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성장을 구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외부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자회사들의 사업내용을 일일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SKT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측면이 있습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SK텔레콤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19.7조원입니다. 이중 약 11.7조원은 세계 2위의 초대형 반도체 생산업체 SK하이닉스의 소유지분(20.1%)으로부터 나옵니다. 따라서 나머지 8조원 가량은 하이닉스를 제외한 사업부문의 시가총액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SKT의 이익은 약 85%가 통신사업으로부터 창출되기 때문에, 규모가 작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자의 관심이 거의 미치지 않았습니다. 시가총액 8조원과 순차입금 약 5.7조원을 합치면 SK하이닉스를 제외한 SKT 기업가치(EV)는 약 13.7조원으로, EV/EBITDA 비율은 약 3배에 그칩니다.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제외 사업부문 기업가치

SK텔레콤의 진정한 밸류는 반도체사업 제외 지분 8조원(EV 14조 - 순차입금 6조) 가량으로부터 나오는데, 그 비밀은 조금 특별한 곳에 숨어 있습니다. 우선 EV/EBITDA 비율 3배라 하면 매우 저평가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KT와 LG유플러스 모두 비슷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엄밀히 말해 낮은 가격은 아닙니다. 따라서 SK텔레콤이 통신사업 자체만으로는 큰 성장 잠재력을 기대하기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대기업 통신사들이 글로벌 통신사업자 대비 고질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합니다. 


선진국시장 통신사 밸류에이션

대신 SK텔레콤의 대부분의 숨겨진 밸류는 11번가, SK브로드밴드, SK인포섹과 같은 자회사로부터 나옵니다. 공개된 정보를 근거로만 봐도 위 자회사 3곳은 4.5조를 상회하는 기업가치를 나타내, 통신부문을 포함한 8조원어치에 비해 매우 높은 상승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SK텔레콤 자회사 밸류에이션


11번가 IPO는 가치평가 촉매제


최근 3년간 SK텔레콤의 궤적을 보면, 주주가치 창출을 위해 다양한 개편과 조직 재구성을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에는 국내 최대 이커머스 사이트인 11번가를 인적분할하고 2.75조원의 밸류에이션으로 외부 투자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SK텔레콤은 여전히 11번가의 지분 8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이며, 그 평가가치를 2조원 선에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E-Commerce 플랫폼 밸류에이션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커머스 중 방문자가 가장 많은 사이트는 11번가로, 2019년에는 적자를 탈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는 경쟁사 쿠팡의 경우 EV/GMV비율이 2배로 평가가치가 10조원에 이르는 데도 불구하고, 11번가는 EV/GMV 비율 0.4배에 해당하는 2.8조원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습니다. 성장률의 차이(11번가의 경우 2018년 경쟁 심화로 인해 성장세 둔화),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차이(11번가는 고효율 제3자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하는 반면 쿠팡은 자체 배송체계를 갖춤)를 감안하더라도, 양사의 밸류에이션 차이는 지나치게 큽니다. 또 11번가와 쿠팡의 가치차이를 불론하고, 시장이 11번가라는 자산에 대해 전혀 평가가치를 반영해주고 있지 않음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SK텔레콤이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IPO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12-18개월의 가까운 미래에 11번가의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SK텔레콤의 시그널이라고 분석됩니다.



SK텔레콤에 숨어 있는 다른 사업부문


보다 심도 있게 봐야 하는 SK텔레콤의 사업 2개 부문을 추가적으로 부연하겠습니다. 첫째, SK브로드밴드는 업계 3위의 브로드밴드/케이블 사업자로, 2015년 SK텔레콤이 지분 전량을 인수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1,700억 가량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스핀아웃 시에는 약 1조원 밸류에이션 기대). 특히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서비스가 주목할 만합니다. 2019년 1월, SK텔레콤은 OTT서비스 '옥수수'와 '푹(POOQ)'을 통합해 K콘텐츠 생산역량을 강화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경쟁사에 대비하는 것을 골자로 한 MOU를 방송3사와 체결했습니다. 이러한 합작사업은 넷플릭스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 미국의 'Hulu' 서비스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그런 'Hulu'도 10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는 점은 SK텔레콤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 K팝과 한류 TV콘텐츠의 폭발적인 인기도 콘텐츠 사업에는 큰 호재입니다. 요컨대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 주가에 거의 반영되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추가적인 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랭킹(국내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


SK텔레콤은 대규모 보안업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협력사업과 조직개편을 진행하였습니다. 국내 1위 사이버보안업체인 SK인포섹의 지분 100%, 국내 2위 경비업체 ADT캡스의 지분 55%를 합쳐 통합 보안솔루션 전문업체를 구축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야망입니다. 자회사 2곳의 이익률 모두 양호하고, 양사 사이의 시너지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의 고객 공유로 인한 시너지도 기대됩니다. 실제로 2015년 브로드밴드 지분 전량인수 당시 SK텔레콤은 '급변하는 정보통신 업계에서 양사 간의 시너지를 추구'하기 위해 브로드밴드 사업을 궁극적으로 보안사업에 편입시킬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어쨌든 SK인포섹과 ADT캡스에 대한 SK텔레콤 지분의 장부가치만 하더라도 약 1조원에 달하며, 이 금액 역시 SK텔레콤의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에는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SK인포섹 및 ADT캡스 주요 재무정보


상승 잠재력, 부분의합(Sum of the Parts) 밸류에이션 기법을 통해 확인


요컨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지분 제외 사업부문에 투자(SK텔레콤에 롱, SK하이닉스에 숏)하는 방법으로 하향위험(downside risk)이 상당히 낮은 EV/EBITDA 비율 3.5배의 낮은 가격에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회사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 장기적으로는 분할 계획에 있는 3개 이상의 자산을 거의 공짜로 소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최신 밸류에이션, 혹은 장부가치 등을 이용해 보수적으로 가치를 평가하더라도 11번가, SK브로드밴드, 보안사업부문 3개사의 가치는 4.5조원을 상회하며, 이는 현재 약 8조원으로 평가되는 하이닉스 제외 사업부문에 50% 이상의 상승 잠재력이 내포되어 있음을 뜻합니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각 사업부문 및 3개 자회사는 막대한 실적 개선기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선,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5G 상용화 임박 및 경쟁가열로 인해 국내 통신사업체의 EV/EBITDA 비율은 역사적 저점인 3x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 비율이 예전의 4-5x로 조정될 경우, 주가의 상승 잠재력은 75-125%에 이를 수 있습니다. 흑자 전환을 통한 11번가 밸류에이션의 개선 여지 역시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SK브로드밴드의 OTT서비스는 한류 비디오콘텐츠의 글로벌(특히 동남아시아 지역)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초호황을 맞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로드밴드 및 보안사업부문의 경우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기회 중 하나라도 제대로 된 여건이 조성되면, 상승 잠재력은 배가할 것입니다.


국내 통신사의 EV/EBITDA 비율은 2014년 4-5배에서 현재 2-3배까지 하락세를 지속하였습니다. (자료: 블룸버그)

왜 지금인가?

사실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있어 SK텔레콤이 우량한 자회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소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이 특별한 이유는 자회사 중 1곳 이상을 기업공개할 예정이라고 SK텔레콤이 이미 공시했기 때문입니다. 또 SK텔레콤은 여러 번의 인수합병, 조직개편 등을 통해 체질을 개선한 브로드밴드 및 보안업체를 빠르면 2020년까지 IPO 시킬 것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낸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규제로 인해 하이닉스 지분 약 7조원어치를 추가 인수해야 할 압박에 직면해 있어, 이 경우 다른 종속기업과 자회사 처분을 통해 자금조달을 꾀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SK텔레콤은 그간 시장에 의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가치를 재평가 받기 위해 여러 자회사들을 분리·독립시킬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실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본 게시글의 원문은 밸류챔피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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