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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텀 Jul 02. 2023

2023년 1분기 서한

*현재 다른 곳에서 작성했던 글들을 브런치로 옮기는 중에 있습니다. 작성한 글들이 많지는 않지만 하루에 하나씩 옮기려고 합니다. 아래 글은 이전에 작성한 글이며 작성일자는 글의 맺음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노마드 투자 조합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하게 되어 매 분기, 혹은 반기 단위로 서한의 형식으로 결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 년, 노마드 투자 조합은 반기를 기준으로 서한을 작성하여 투자자에게 전달했고, 저 역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를 기록하고자 합니다. 큰 틀에서는 노마드 투자 조합의 투자자 서한과 비슷한 형식으로 작성할 예정입니다. 저의 투자는 수 많은 투자 구루들에게 영향을 받았고 여러 부분에서 많은 투자 구루들의 모습과 방식을 오마주하게 될 것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분기 혹은 반기 단위로 서한을 작성할 때마다 기간 수익률과 누적 수익률을 밝히고자 합니다. 몇 가지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미리 밝히자면, 저는 개인 투자자인 만큼 현금을 다양한 목적으로 늘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익률은 현재 보유중인 주식을 자산의 100%라는 가정 하에 계산합니다. 또한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꾸준하게 월급을 받고 그 월급을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매월 투자 금액으로 인해 과대 혹은 과소하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저는 2021년부터 투자를 시작해왔지만 2023년을 브런치의 시작점으로 두고자 합니다. 말하자면 '펀드 설정일'을 2023년 1월 1일으로 설정한 것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고자 합니다.


벤치마크의 실질적 의미에서 저의 투자 수익률을 특정한 펀드와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투자 방식과 비슷한 결을 가진 지수가 통상적인 개념의 벤치마크로 작용하겠지만, 저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투자를 하고 있기에 특정한 지수와 그 스타일을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든 개인 투자자들의 목표와 같이 저의 목표 역시 알파를 추구하며, 시장을 이기는 것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구성적인 목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미국 시장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 SPY를 벤치마크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닉 슬립이 말했듯이 이 수익률 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기간에 시장 지수를 이겼는가가 아니라 긴 기간에서 누적수익률로써 시장 지수보다 좋은 성과를 보여줬는가입니다. 이를테면 현재 2023년 1분기의 성과는 17.36%로 벤치마크인 SPY의 7.50%를 크게 앞돌았지만, 저의 수익률은 당장 다음 분기에 기간 수익률에서 SPY에 밀릴수도 있고, 더 좋지 않은 경우 누적수익률로도 뒤쳐질 수도 있습니다. 가장 위대한 기업들조차 시장 지수의 수익률을 매 해 따돌리지는 못한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자 합니다.



저의 투자 종목 구성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합니다. 투자 금액까지 공개한다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투자 금액은 오히려 본질적인 중요성을 호도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금액에 대한 공개는 지양하고자 합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어떠한 성과를 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굳이 말씀 드리자면 평범한 직장인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투자 종목은 매 서한 마다 공개하며, 추후 서한을 쓰는 시점에 이전에 비해 포지션에 큰 변동이 있을 경우 그 이유에 대해서도 작성하고자 합니다.


투자 방법론


첫 번째 글인 만큼 이 서한의 작성 방식을 소개하는데 큰 부분을 할애했기 때문에 다른 주제보다는 저의 투자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투자 방식, 투자 철학 등 다른 어떤 표현도 좋지만 결국은 제가 어떤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저의 부족한 점들 역시 꾸준히 고쳐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작성하는 투자 방법론은 앞으로 발전해나가고 또 어떤 경우에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제가 실행하고 있는 투자 방법론에 대한 글이 될 것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의 주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이 저의 투자입니다. 상당히 고루하고 어디선가 들어봤다고 생각이 드신다면, 바로 맞히셨습니다. 이 단순하고도 강력한 논리는 수 많은 투자 구루들이 이미 수도 없이 이야기해왔으며 대표적인 예로 워렌버핏, 찰리 멍거, 테리 스미스, 모니쉬 파브라이 등 셀 수 없는 투자자들이 있습니다. 결국 저는 가치 투자의 범주에서 성공한 투자자들에게서 배우고 습득한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리지널리티가 상당히 부족한 부끄러운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 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을 찾고,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만 이 순서 역시 중요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을 찾고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을 가려내는 것도 순서만 다를 뿐 같은 (혹은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명백히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도록 하고 이번 글에는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겠습니다.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는 것은 자명하며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고 싶은 것 역시 당연한 일이지만 '왜'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왜 단순히 '훌륭한 기업'이 아닐까요? 혹은 왜 '미래 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이거나 반대로 '이익이 좋은 완성된 기업'은 안될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와 주가의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기업 가치와 주가의 상관관계는 아래의 그래프와 같습니다. 즉, 기업 가치와 주가가 늘 함께 움직이지는 않지만, 궁극적으로 주가는 기업 가치를 멤돌며 결국은 기업 가치에 수렴한다는 개념입니다.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높을 때도, 낮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하워드 막스가 말하는 '아무것도 모른다' 투자자에 가깝기에 현재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얼마나 높거나 낮은 상태인지는 알 수 없다고 가정합니다 - 사실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쉬운 투자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긴 호흡으로 투자할 때 주가의 변동성을 이겨낸 후 결국 매수 지점보다 높은 주가의 형성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기업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한 '미래 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은 기업 가치의 정확한 판단이 어렵고 반대로 '완성된 훌륭한 기업'은 기업 생명 사이클 상 위의 기업 가치 그래프가 이미 끝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보유하고자하는 기업은 꾸준하게 성정하는 기업으로, 위의 그래프와 같이 꾸준히 기업 가치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들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상당히 그럴듯한 방법이지만 이 방식에는 두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1. 어떤 기업들이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들인지 판단할 수 있는가? 2. 이러한 기업들의 주가가 저렴할 수 있는가? 1번 질문은 사실상 기업 분석의 단계에서 결론을 내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차처하더라도 늘 '주가'에 대한 질문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만을 보고 '주가'를 보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코로나 이후 장세가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말해 요동치는 주가에서 현재 주가가 고점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너무 높은 주가에서 매수한다면 그 기다림이 기나길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모두가 인정하는 훌륭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는 2000년대 닷컴버블 당시 고점에서 무너져 내린 이후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고점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투자 방법론에서의 두 번째 단계가 존재합니다.


합리적인 가격


당장 위에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며 현재 주가의 위치가 어떤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바로 그 다음 주제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신다면, 아주 타당한 의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현재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높은지 혹은 낮은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대한 판단을 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단계인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을 찾아냈다면, 그 다음 이루어져야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터무니없는 가격'에 대한 판단은 다양한 지표가 있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이율(earnings yield)을 그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현재 주가와 순이익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의 이율이 약 6% 이상이라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의 범주 안에 들어와있다고 판단합니다. 사실 6%의 이율이 절대적인 기준에서 결코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게 성장하는 기업을 보유하기 위해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방법을 실행해본다면 이 기준 안에 들어오는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을 쉽게 찾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율을 계산할 때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순이익을 재계산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US GAAP은 완성된 기업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회계기준이며 실제로 순이익을 과대/과소 계상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은 다시 순이익에 더해주며 무의미하게 자산화된 지출은 순이익에서 제외해주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의 경우 기업마다 그 판단 기준과 계산이 다르기에 구체적으로 서술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재무제표 그대로의 순이익을 바탕으로 이율을 계산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늘 필요 이상으로 테크니컬해지기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첫 글이니만큼 큰 틀에서의 투자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싶었습니다. 결국 위에서 밝힌 보유 주식들은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인 상태에서 매수를 했다는 결론을 내릴수는 있겠습니다.


정리


워렌 버핏은 투자에 관한 여러가지 명언을 남겼지만, 그 중 저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말은 '투자는 아무리 스트라이크를 맞아도 아웃되지 않는 타자와 같다. 사람들은 "배트를 휘둘러 멍청아!"라고 소리치겠지만 투자자들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공이 올 때만 배트를 휘두르면 된다."는 말이였습니다 (문장 그대로 번역하기보다는 제 입맛에 맞게 전달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은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이 합리적인 가격인 상태'로 저에게 날아오는 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부분 중 한 부분만 맞아도 제가 충분히 좋아하는 공일수는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공은 아니기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저는 아직 배워가며 발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저의 투자 방법 역시 변할 수 있다는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저의 투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들만을 기다리며 그 공들이 왔을 때에만 배트를 휘두르는 투자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6/2023

Value Investor's San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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