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

이선희 임성균 1984

by 그녀와 춤을
학교가 표현 그대로 '뒤집어' 졌다.



젊음의 깃발 같았던 대학생 오빠들.

그들의 하늘 같은 모습들을

볼 수 있었던대학가요제

그리고 강변가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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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은

그 강변가요제가

열린 날이었다.

그 더운 여름날 무대위에는

'이선희'가 있었다.



아줌마 같은 머리스타일에

얼굴을 덮을 만한

커다란 안경.

작은 체구에

세련되지 않아 보이는 모습.




어정쩡하게 다리를 벌린 자세는

그녀가 입은 치마의 맵시를

살려주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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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가 나오는 동안의

그녀 모습은

무표정한 걸 넘어

더 잘 보이고 잘하려는

표정도 없었다.


그냥 뭔가 말하러 나온 듯한.



그런 그녀가 우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우린 그날 알았다.

좋은 노래란 이렇게

한번 들어서도 소름 끼치듯

전율을 느끼게 할 수 있음을.




뭔가 알 것도 모를 것 같은 나이인

여중생 교실의 아침은

부지런한 누군가가 적어온

이선희의 J에게 가사를

서로 써서 돌려 베끼며

비슷한 곡조로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두발 자유화가 되었지만

늘 묶여 살아서 인지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자유로운 두발'을 하지 못하며

눈치를 살피던 우리 반 몇 명은

미장원으로 가서 과감히(?)

커트로 변신했다..

그중에 나도 있었다.




별것 아니지만

우리의 움직임은 '별것' 이었다.


이선희의 소름 돋는 노래가

우리를 용기나게 했고

변화하고 싶지만

뭔가에 구속되어

정지되어 있던

그 작은 그것을 움직이게 했다.




이후 점심시간이면 우리는

운동장 계단에 앉아

연습장 뒷장에 적은 가사를 보며

요즘 말하는 떼창으로 행복했다




37년 전의 그날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pRw_HnE98



노래 이선희

작사. 곡 이세건



J 스치는 바람에

J 그대 모습 보이며

난 오늘도 조용히

그대 그리워하네



J 지난밤 꿈속에

J 만났던 모습은

내 가슴속 깊이

여울져 남아있네



J 아름다운 여름날이

멀리 사라졌다 해도

J 나의 사랑은

아직도 변함없는데



J난 너를 못 잊어

J난 너를 사랑해

J 우리가 걸었던

J추억의 그 길을

난 이 밤도 쓸쓸히

쓸쓸히 걷고 있네





예전 제가 살던 시간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음악을 들으면 그시간의 저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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