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감동여행, 산 루이스포토시
사실 처음에 출발할 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같이 교환학생 온 친구의 친구가 산루이스포토시에 있는데 놀러 오라고 해서 친구와 함께 심야버스를 타고 산루이스포토시로 향했다. 금요일, 토요일 이렇게 1박 2일 여행이었다. 한국에서 멕시코를 여행지 삼아 올 경우, 산루이스 포토시에 들를 사람이 많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어쩌면 더 좋았고 더 뜻깊었던 여행이었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제일 중시하는 것은 그 지역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느낌이다. 나는 유럽여행을 할 때에도 파리, 런던, 프라하, 프랑크프루트 등 각 지역에 다다랐을 때의 내 첫 느낌을 상당히 중시했다. 산루이스포토시의 첫 느낌은 런던 같았다. 날씨가 변덕스러운 것이 영국 같았다. 내가 있었던 몬테레이와의 차이점은 산루이스포토시 여기는 안전하구나 였다. 그만큼 몬테레이의 치안은 좋지 않았고 우리는 그 치안을 늘 생각하면서 캠퍼스 생활을 했던 것 같다.
가비의 첫인상은 범생이 같았고 그녀는 귀여웠다. 일단 우리는 아침을 먹으러 그 근처 좋은 식당으로 향했고 많은 것들을 먹었다. 150페소에 소 빼라는 맛있는 것도 먹고 엔칠라다, 보꼴, 따말, 아까 마야, 쎼씨나, 쵸리 쏘, 와스떼까 등 살이 찌고 있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많은 것을 먹었다. 이상하게 산루이스포토시에서는 사람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면 말을 걸었는데 호기심 천국인 나는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받기도 했다.
가비가 다니는 학교는 일 년 등록금이 어마 무시한 떽의 등록금과는 달리 300달러였다. 퍼블릭 스쿨이라 사립학교인 떽보다는 확실히 등록금이 적었다. 학교의 형태는 시트콤 논스톱 속 학교를 연상케 했고 그곳에서 가비의 친구 야빔을 소개받았다. 키 크고 잘생긴 야빔은 우리에게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었다. 그는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잘생긴 게이였다. 야빔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상대 앞에서 자기 스타일이라고 말을 하는 당당한, 남의 눈치를 신경 쓰지 않는 아이였고 지나가는 사람이 게이 같아 보이면 게이라고 말하는 아이였다. 교환학생 같이 온 내 친구는 원리원칙주의자에다 다소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야빔의 자유로운 언행을 이해 못하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나는 야빔의 그런 자유분방함이 정말 좋았다.
우리는 갑자기 비가 내릴 때 비를 애써 피하려 하지 않고 함께 맞았고 팔짱을 끼며 거리를 걸어 다녔다. 이렇게 똑똑한데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 사람 친구라니!! 갑자기 세찬 비가 쏟아져서 들어갔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구아버 맛과 핀뇨인지 핀 체인지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다. 비가 그쳤을 무렵 우리는 시장으로 들어갔고 야빔은 우리에게 선인장 열매를 사주었다. 야빔은 우리에게 잠깐 있어보라고 하더니 시장에서 우리 이름을 각자 새긴 팔찌를 만들어서 짠 하고 나타났고 친구와 나는 그라시아스를 연발했다.
우리는 산루이스포토시에서 밤까지 걸어 다녔는데(몬테레이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 우연히 들른 박물관에서 몇 주년 행사를 하고 있었고 그곳에 있던 와인과 카나페를 먹으며 마리아치와 함께 계속 걸었다. 사진을 찍고 마시고 또 이야기하고 걷고의 연속이었다. 계속 걸어서 발이 아프기도 했지만 산루이스포토시에서의 1박 2일은 꿈같은 추억으로 기억된다. 새로운 친구를 얻은 정말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