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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보카도 Sep 21. 2022

세련된 싱가포르, 잊을 수 없는 음식, 바쿠테

쥬얼 창이와 바꾸떼, 바쿠테 분점 내주세요.

새벽 2시 무렵 싱가포르에 도착한 우리는 그랩을 불러야 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미리 가짜 gps 어플을 설치해서 싱가포르에 있는 것처럼 설정을 한 다음 한국 번호로 카드를 등록해 두었던 터였다. 남자 친구 폰으로는 싱가포르, 내 폰으로는 말레이시아로 설정을 해 둔 다음 각기 폰으로 그랩을 이용했다. 그랩을 이용할 때에는 그랩에 연동된 한국 카드로 자동 결제되었다. 나는 출국 2주 전에 만든 비바 x체크카드를 연동해두었다. 간만의 출국이었던 터라 기존의 비바 g체크카드는 해지하고 비바 x체크카드를 만들었다. 게다가 트레블 월렛 카드를 하나 더 만들어서 말레이시아 링깃으로 충전한 다음 atm으로 출금해서 쏠쏠하게 잘 썼다. 앞으로 여행할 때 환전하기 힘들 경우, 트레블 월렛을 자주 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시간대라서 그랩이 잘 잡히지 않아서 세 번 정도 콜을 한 후에야 그랩이 잡혔고 다음날 마리나 베이 샌즈와 머라이언 동상 쪽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구한 숙소로 향했다. 원래는 블로그 후기를 보고 캡슐호텔을 잡으려고 했으나 올 매진이라서 근처 숙소를 검색해보다가 발견한 숙소는 Bluewaters Pods 38 Hongkong st였다. 오래 머물 곳이 아니라 잠깐 잠을 붙일 곳이라서 게스트하우스 혹은 호스텔의 도미토리 정도 되는 곳에 숙박을 하기로 했다. 태국 여행 때 새벽에 도착했다가 게스트하우스 문이 잠겨있어서 못 들어갔던 경험을 떠올리며 미리 숙소에 레이트 체크인을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정문 비번을 미리 알고 무사히 숙소로 들어갈 수 있었다. 퀸 베드라 안락했지만 공용 샤워실이 두세 개뿐인 데다 지저분해서 별점 5점 만점에 3.5점 준다. 생각보다 일찍 깬 우리는 흐린 하늘을 보며 아침 일찍 7시 반 무렵, 숙소를 나섰다. 싱가포르를 한 번 갔다 온 남자 친구의 가이드로 마리나 베이 샌즈와 머라이언 동상을 쭉 둘러보고 마리나 베이 샌즈 내부도 둘러보았다. 마치 한강공원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우리는 배가 고팠던 터라 글로리아 진스 카페에 들어가서 크루아상과 커피를 시켰다. 우연히 들어갔던 곳 치고는 괜찮아서 만족했다. 길을 거닐다가 Red Dot Design Museum도 보았는데 아쉽게도 오픈이 11시라 들어갈 수는 없었다. 분명히 아침만 해도 그저 흐린 날씨였는데 갑자기 비가 우두두 내리는 바람에 마리나 베이 샌즈 몰 안에 오래 있었다. 우리나라 파르나스 몰과 유사했다. 그때부터 싱가포르에서 랑카위로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싱가포르로 오기 전, 날씨를 검색해보았을 때 뇌우가 떠 있었던 터라 3시 55분에 스쿠트 항공 비행기가 못 뜨면 예약해둔 랑카위 숙소는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암담해졌다. 게다가 스쿠트 항공은 잦은 지연, 결항으로 논란이 많은 항공사였기에 더욱 긴장이 되었다. 제발 비여, 멈추어 다오 하는 간절한 마음을 안고 숙소로 다시 향했다. 다행히도 비는 그쳤다.



점심 즈음,  우리는 미슐랭인 송파 바쿠테로 향했다. 마침 숙소 근처에 본점이 있었던 터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QR로 주문하고 카드로 나중에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는데 QR로 주문하는 건 좋았으나 계산을 한꺼번에 카드를 모아서 가는 시스템은 너무 느려서 답답했다. 블로그 후기를 참고해서 공심채(Cai Xin)를 시키고 프라임 돼지 바쿠테 두 개를 시켰다. 그때는 몰랐는데 말레이시아 여행하면서 우리는 계속 한방 갈비탕 맛인 바쿠테 이야기를 계속했다. 맑은 국물에 갈비가 두세 개 정도 있을 뿐인데 깔끔해서 자꾸만 생각이 났다. 바쿠테여! 한국에 분점을 내주세요. 그럼 자주 갈게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17일, 싱가포르에서 한국행을 타기 위해 기다릴 때 출장 온 한국 승객이 스튜어디스와 이야기하면서 바쿠테가 제일 인상적인 음식이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사람의 입맛은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쥬얼 창이에 바쿠테가 있다고 들었는데 만약 조금 일찍 싱가포르에 도착했더라면 입국하기 전에도 우리는 송파 바쿠테에 가서 바쿠테를 먹었을는지도 모르겠다.



쥬얼 창이는 2019년 4월 17일에 개장한 10층 규모의 복합단지로 주차장 부지에 지은 복합 쇼핑몰이다. 레스토랑 상점이 있고 그 중심에 인공폭포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폭포라고 한다. 경유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시간 때우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실내정원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로 유명한 모세 사프디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원래 밤 9시 45분에 랑카위에서 싱가포르로 도착할 예정이었던 우리는 9시 20분 즈음 터미널 3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쥬얼 창이로 향했고 10시 전에 운 좋게 현란한 폭포 쇼를 볼 수 있었다. 쥬얼 창이에 일찍 도착할 줄 알았더라면 랑카위 공항 맥도널드에서 빅맥을 먹지 않았을 터였다. 점보 시푸드 등 유명한 레스토랑이 즐비했고 커피빈과 파리바게트도 있었다. 우리는 노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터미널 3으로 향해서 새벽 비행기를 기다리며 꾸벅꾸벅 졸았다. 그래도 쥬얼 창이에서 1시간 반 가량 보냈던 터라 시간은 금방 휘리릭 지나갔다. 쥬얼 창이에서 송파 바쿠테를 한 번 더 먹었다면 좋았을걸 아쉽다. 바쿠테여, 한국으로 들어오라! 갈비탕 가격이 12000원~15000원이라 한다 치면 음료 2, 밑반찬 1가 포함된 토털 가격이 41000원 정도였기에 나쁘지 않은 가격이란 생각이 든다. 바쿠테에서는 옆 테이블에 일본 썸남썸녀가 앉아 있었는데 언뜻 들리는 바로는 선후배 사이 같아 보였고 일본 청춘 영화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그들도 우리가 한국 청춘 멜로 영화 주인공 같았겠지?



배를 채운 후, 인스타 핫플로 유명한 포트 캐닝 공원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 줄 서 있었고 캐리어를 끌고 움직이던 우리는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지친 나머지, 근처 카페를 찾다가 net degre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말차 라테를 시켰는데 별로였다. 아침에 브런치로 먹었던 글로리아진스 커피가 그리울 지경이었다. 우리는 다시 그랩을 불러서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는 무사히 떴고 독수리섬이라 불리는 랑카위에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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