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2년마다 돌아오는 건강검진.
2년 동안 앞뒤 재지 않고 굴려온 내 몸을 점검하는 날이다.
검사 이틀 전부터 식단을 조절하고 금식을 한다.
검사 당일 새벽부터 신맛 나는 음료 1.5l를 나눠마신다.
그 순간은 내가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다.
예닐곱 번쯤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고 나서야
내 장은 마침내 준비를 마친다.
병원에 도착하면
엉덩이가 열리는 검사복으로 갈아입는다.
다소 난해한 복장이다.
간호사의 손이 이끌려
키, 몸무게, 엑스레이, 심전도, 피검사 등
내 몸을 샅샅이 점검받는다.
그리고 마지막.
내시경
마취실 앞 의자에 앉는다.
이미 기력은 다 빠졌다.
이름이 불리고
가스 제거제 한 포를 삼키고 들어간다.
눕자마자
코와 입으로 장비들이 들어온다.
이제 한숨 자면 돼요 라는 말과 함께
기억이 끊긴다.
눈을 떠보면
30분쯤 지나 있다.
모니터 화면에는
내가 모르는 사이
내 몸속의 일들이 떠 있다.
설명을 듣지만
정신이 없어 고개만 끄덕인다.
일주일 뒤쯤
빨간 불이 덕지덕지 켜진 성적표를 받게 된다.
그런데
그 성적표에는
내 마음의 상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