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2025년 2월 24일

by 철이

어젯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습관처럼 블록 게임을 켰다.


몇 년째하고 있는 게임이다.

집중이 흐트러질 때나

생각이 많아질 때

나는 그 작은 화면을 찾는다.


어제는 이상하게

몇 판을 해도 넘어가지 못했다.


아슬아슬한 것도 아니었다.

계속해서 한참이 모자랐다.


결국 시작을 도와주는

아이템을 썼다.


그래도 넘어갈 수 없었다.

게임 머니로 움직임을 하나 더 샀다.


그제야 겨우 다음 판으로 넘어갔다.


이겼는데

마음은 비어 있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 인생에도

이런 아이템이 있으면

어떨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눈.

기회를 놓치지 않는 판단력.

일이 잘 풀리게 만드는 운 같은 것.


한참을 상상하다가

그냥 멈췄다.


모든 아이템의 끝에는

결국 돈이 있었다.


더 잘 벌기 위해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자기 계발이라 부르지만

결국 결론은 비슷했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 말하면서도

사람을 조금 더 여유롭고

부드러운 사람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다면

얼마가 있어야

괜찮아질 수 있을까.


예전에는

친구와 소주 한 잔이면

그날 하루가 충분했다.


지금은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도

내일을 먼저 걱정한다.


돈은 필요하다.

그건 분명하다.


그런데

돈이 늘어날수록

불안도 함께 커지는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다.


어쩌면 필요한 건

아이템이 아니라


내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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