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
지난 토요일 저녁.
오랜만에 인천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열여섯쯤부터 친구였으니
꽤 오래된 녀석들이다.
소싯적에는
일주일에 일곱 번을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던 녀석들.
결혼을 하고
사는 곳이 멀어지고
각자 가정을 꾸리다 보니
이젠
일 년에 한두 번 보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문득 보고 싶어졌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그때의 우리가 그리웠다.
돈은 없었지만 소주 한 병이면 충분히 즐거웠던 우리.
주머니 사정이 조금 나아지면서
안주 두 개에 소주 한 병을 놓고 밤이 흐르는 동안
가게를 옮겨 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우리.
삼십 대에는
연애와 결혼으로 바빴다.
사십 대가 되자
육아와 일에 치어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려워졌다.
오랜만에 마주한 얼굴엔
깊은 피로가 묻어 있었고
다들 부쩍 늙어 있었다.
그래도
몇 마디만 나누면
다시 그때처럼 웃었다.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위로가 됐다.
잔이 몇 번 오가고
기억은 흐릿해졌지만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예전처럼
날이 밝을 때까지
버틸 체력도 아니었다.
4차였던가
12시도 전에 우리는 모두 전사했다.
그래도
마냥 좋았다.
마지막에는 어떤 이야길 나눴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날 밤
우리는
다시 스무 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