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2025년 12월 29일

by 철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외장하드를 열었다.

2017년 2018년.

지금 집으로 이사 오기 전의 기록들이 있었다.


파일 속에는 두세 살의 아이들이 있었다.

해맑고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얼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대하는 나의 모습.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그때는 바빴다.

늘 피곤했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다정했다.


그 모습을 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흘렀다.


참 부끄러웠다.


기억도 희미한 장면인데

따뜻했고

행복해 보였다.


지금의 나는

사소한 일에도

아이들을 다그치기 바쁘고

여유가 없다.


몇 년 전의 내가

지금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나이가 들면

더 너그러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나는 왜 더 조급해졌을까.


잠들어있던 외장하드 속에서

나는

조금 더 다정한

아버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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