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생일

2026년 3월 2일

by 철이

61년 생.

65번째 생일이다.


나는 엄마의 나이를 자주 잊고 산다.

오늘도 케이크를 사며

초는 몇 개 드릴까요.라는 말을 듣고 서야

엄마의 나이를 떠올렸다.


엄마의 생일은 음력 1월 15일.

보름과 겹친다.


오늘도 엄마는 늘 그렇듯이

찰밥과 나물로 자신의 생일상을 차렸다.


어릴 적에도

보름이라 생일 떡을 못 받아봤고

열네 살이 되어서야

할머니께 한바탕 시위를 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생일 떡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엄마도

어릴 땐 어린아이였구나.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내가 20대 중반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혼자가 된 엄마는

강인함을 넘어 억척스러워졌다.


때로는

막무가내처럼 느껴질 만큼

고집도 세졌다.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지만

나는 모른 척하는 쪽을 택했다.


아빠를 잃은 엄마에게는

그게 최선일 거라 여겼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엄마는 더 서운해졌고

나는 그런 엄마가 더 불편해졌다.


이야기를 시작하면

엄마는 서운해지고

나는 답답해진다.


몇 마디 오가다

결국 언성만 높아진 채

다시 제자리다.


그래서 시작도 못한 채

지금에 와 있다.


오늘도

보통의 날과 다르지 않았다.

같이 밥을 먹고 TV를 보고

엄마가 싸준 반찬을 들고 돌아왔다.


엄마도

나이가 드는 건 싫은가 보다.

65개의 초 대신

5개의 초만 꽂았다.

불빛은 작았고

노래는 길지 않았다.


오랜만에 엄마를

오래 바라봤다.


내 생각보다

더 늙어버린

엄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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