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냄새

2026년 3월 12일

by 철이

첫 몇 걸음부터

그만 뛸까 싶었다.


춥다는 이유로

한 달이 넘도록

도망다니던

달리기였다.


어렵게 맞춰 두었던

달리기 리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몸은 참 정직했다.


숨은 가쁘고

다리는 묵직해졌다.


멈추고 싶었다.


그때

냄새가 났다.


달리던 숨 사이로

들어왔다.


봄 냄새.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봄 냄새라는 건


척박한 마른땅을 뚫고

작은 초록이 올라오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살짝 퍼지는

봄나물 향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동네.


시골 아닌 시골의

봄 냄새는


거름 내음.


속된 말로


똥 냄새다.


여긴

텃밭도 많고

크지 않지만

농사도 짓는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거름을 뿌린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 냄새가

봄 냄새가

되었다.


그래

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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